[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서울 종로구 세종로는 도로가 아니라 행정구역(동)이다. 경복궁과 청와대 전체를 아우르고 광화문에서 남쪽으로 광화문광장과 광화문사거리에 걸쳐 있다. 조선 시대는 육조거리라고 부르다가 일제강점기 일본식으로 광화문통으로 불렸다. 해방 이후에야 비로소 지금의 세종로가 됐다.
| 세종로에 위치한 세종대왕 동상(사진=서울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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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로는 예로부터 지금까지 정치와 행정의 중심에 위치한다. 조선시대 정무를 맡은 여섯 관부 육조(이조, 호조, 예조, 병조, 형조, 공조) 관청이 있어서 육조거리라고 불렀다. 지금은 경복궁 북으로는 대통령 집무실로 쓰이던 청와대가, 남서쪽으로는 서울 정부청사가, 남동쪽으로는 미국 대사관이 위치한다.
세종로 지명은 조선의 현왕 세종대왕 묘호(임금이 죽은 뒤에 생전의 공덕을 기리어 붙인 이름)에서 비롯한 것이다. 늘 백성을 중심에 두고 어진 정치를 폈던 세종대왕은 후대의 위정자가 본받아야 하는 스승과 같은 존재였다. 그를 본받아 올곧은 정치를 하라는 의미가 지금의 세종로에 담겨 있다. 같은 맥락에서 세종특별자치시도 세종대왕에서 이름을 빌려 왔다.
비단 위정자만의 스승이었을까. 훈민정음 창제는 세종의 추앙받을 업적으로 꼽힌다. 여러 유학자의 반대를 물리치고 집현전 학자와 함께 오랜 고민과 연구를 거듭해 탄생한 문자, 훈민정음. 지구 상 존재하는 자국 고유 문자는 로마자, 한자, 아라비아자, 인도문자 그리고 한글까지 여섯 개에 불과하다.
세종을 겨레와 민족의 스승으로 여기고자 하는 데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얼마 남지 않은 스승의 날은 1965년 제정됐는데, 1963년 충남지역 청소년적십자 단원이 스승을 섬기는 ‘은사의 날’이 시초였다. 무엇을 기념하려면 언제 해야 하는지가 뒤따른다. 이듬해 5월26일을 ‘스승의 날’로 지정했는데 마땅한 의미를 부여하기가 여의찮았다.결국 1965년 5월15일이 스승의 날로 지정돼 지금까지 이르고 있다. 5월15일은 세종대왕 탄신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