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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초창기부터 ‘플레이스테이션5’(PS5) 기기 성능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이 게임을 개발해 왔다. 게임의 경험이 어떻게 진화했는지 직접 체험하고 평가해달라.” 이날 행사의 포문을 연 브라이언 인티하르 인섬니악 수석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의 자신감 있는 발언이 끝나자마자 글로벌 미디어들 사이에선 우레와 같은 박수가 터져 나왔다. 이날 인섬니악 개발진은 물론, 글로벌 SIE 담당자들도 대거 참여할 정도로 ‘스파이더맨2’에 쏠린 기대감은 상당했다.
원작 ‘스파이더맨’은 ‘마블 코믹스’의 대표 히어로물 중 하나로, 1962년부터 지금까지 미국의 대표 지식재산(IP)으로 불리고 있다. 이미 코믹스로 시작해 영화, 드라마, 게임까지 다양하게 각색돼 왔다. 유명 IP인 만큼 이를 재해석해 새로운 게임으로 만드는 건 매우 세심한 작업이 필요하다. 자칫 원작의 DNA를 너무 벗어나면 기존 팬들의 외면을 살 수 있고, 반대로 원형 그대로 가면 지루해지기 때문이다.
SIE와 인섬니악의 IP 재해석 능력은 이미 전작인 ‘마블 스파이더맨’을 통해 입증된 바 있다. 해당 게임은 2018년 출시돼 SIE의 전 세대 콘솔기기 ‘플레이스테이션4’(PS4)에서 단일 타이틀로 가장 많은 판매량(지난해 6월까지 3300만장)을 기록하는 등 소위 ‘대박’을 쳤다. 게임 이용자들 사이에서도 인섬니악의 ‘스파이더맨’은 원작 IP를 제대로 재해석한 타이틀로 평가받는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바비 코딩턴 인섬니악 수석 애니메이션 디렉터는 “1960년대의 ‘스파이더맨’부터 80~90년대의 ‘스파이더맨’까지 다방면으로 연구를 했다”며 “사람들이 이전부터 좋아하고 존중해왔던 부분들을 적극 받아들이되, 우리만의 ‘스파이더맨’을 만들고자 노력했다”고 말했다. 제임스 햄 디렉터도 “이전의 것들을 존중하는 것에서부터 우리의 시도가 시작된 것”이라며 “이를 통해 (콘텐츠의) 새로움을 가져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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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더맨2’ 같은 이른바 ‘킬러 IP’가 중요한 건 치열한 글로벌 콘솔 시장 경쟁과도 맞물려 있다. SIE와 마이크로소프트(MS)는 각각 ‘PS5’와 ‘엑스박스’로 각 콘솔 진영에서 경쟁하고 있는데, 이들의 무기는 결국 IP다. 시장조사업체 암페어 애널리시스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콘솔 시장에서 SIE는 45%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MS는 27.3%로 3위인데, 휴대용 콘솔기기 ‘스위치’의 닌텐도(27.7%)에 비해서도 점유율이 낮다.
국내 게임 유통업체 관계자는 “‘엑스박스’보다 ‘PS’용 게임이 양과 질적인 면에서 수요가 많은 IP들이 많은 건 사실”이라며 “SIE와 닌텐도가 신작 IP를 소개하는 ‘스테이트 오브 플레이’(PS), ‘닌텐도 다이렉트’(스위치) 등에도 전 세계 이용자들의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소니그룹은 올해 ‘전략회의’에서 게임 등의 ‘콘텐츠·IP’를 최우선 전략적 투자 분야라고 강조했다. 요시다 켄이치로 소니그룹 회장은 전략회의 당시 경쟁사인 닌텐도의 ‘슈퍼마리오’ IP를 공식적으로 칭찬하며 “사랑스런 IP는 100년을 버틸 수 있다. 우리도 지속가능 성장을 위해 투자하고 싶다”고 언급해 눈길을 모으기도 했다. 인섬니악도 앞서 SIE가 2019년 2억2900만 달러(한화 약 3000억원)을 들여 인수한 개발 자회사다.
MS 역시 최근 핵심 IP로 신작 ‘스타필드’(개발사 베네스다)를 야심차게 내세웠지만, 당초 기대보다는 미치지 못하는 모양새다. 특히 한국어 번역을 지원하지 않아 이용자 불만을 더 키운 것으로 보인다. 반면, SIE는 왠만한 주요 IP의 경우 한국어 번역을 대다수 지원 중이다. 좋은 IP의 게임을 이용자들에게 ‘잘’ 전달되게끔 하는 것도 중요한 IP 전략 중 하나인데, 이같은 양사의 대응도 시사하는 점이 많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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