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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의 전략은 ‘프리미엄’이다. 자연의 신선한 최고의 식재료로 최상의 제품을 제공한다는 철학 아래 기존 즉석밥에 들어가는 첨가물과 부재료를 빼고 순수한 집밥과 같은 맛을 구현하기 위해 공정 과정을 업그레이드했다.
김홍국 하림 회장은 지난 16일 열린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기존 1세대 무균 밥은 보존성을 높이기 위해 산미제를 넣어 산도가 pH 4.5~6.8 사이에 있지만 하림의 즉석밥은 첨가제나 보존제 없이도 집에서 하는 밥과 같이 7.0 이상이 나온다”며 “일하느라 식구들에게 따듯한 밥 한 끼 못해준다는 미안함, 뭔가를 첨가했을 것 같은 찝찝함, 인스턴트식품을 준다는 죄책감 없이 즉석밥을 드실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가격이다. 하림이 출시한 더 미식 즉석밥 가격은 백미밥(210g) 기준 2300원, 현미쌀밥(180g)은 2800원 수준이다. 이는 같은 용량 기준으로 경쟁사 CJ제일제당 백미밥(1850원)과 오뚜기 백미밥(1380원) 대비 24~66% 높은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원부자재 가격과 물류비 등이 치솟으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연일 최대치를 경신하는 인플레이션 상황에 하림의 전략이 얼마나 주효할지 의문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4월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지난 13년 6개월만에 최고치인 4.8%를 기록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물론 대부분 식품 업체들도 프리미엄 전략으로 차별화한 식품 라인을 선보이고 있긴 해도 100~200원 차이에도 굉장히 예민한 소비자들에게 하림의 고가 전략이 얼마나 진정성있게 다가갈지는 의문“이라며 ”지난해 내놓은 순수한밥(순밥) 실패를 맛본 만큼 더미식 밥의 시장 안착도 지켜볼 일“이라고 말했다.
하림은 프리미엄 전략을 고수하겠다는 방침이다. 신뢰할 수 있는 제품을 제공한다는 식품 철학을 바탕으로 소비자들에게 다가가 보면 결국은 시장에서도 알아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허준 하림산업 대표이사는 “원부자재 가격 상승이 소비가격에 압박을 주긴하지만 하림의 가격 관리 노하우를 근간으로 프리미엄 전략을 계속 유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가격이 다소 비싸진다고 해도 최상의 식재료를 통해 좋은 제품만을 공급한다는 회사 철학을 계속 유지해나가겠다는 계획이다.
하림은 더 미식 즉석밥밥 올해 매출 목표를 450억원 수준으로 잡았다. 이는 약 4500억원 수준의 즉석밥 시장의 10%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