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2B 첨병'…LG 냉각설비 '칠러' 年 40% 성장세 쑥

LG전자 새 먹거리 B2B의 첨병 떠오른 '칠러'
국내외서 최근 3년간 연평균 15% 이상 성장
해외서는 40% 육박…"해외 신설 공장 공략"
조주완 천명한 B2B 성장…"칠러가 크게 기여"
  • 등록 2024-05-01 오전 10:00:00

    수정 2024-05-01 오후 7:02:56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LG전자의 초대형 냉방기 ‘칠러’(chiller)가 신성장동력 중 하나인 기업간거래(B2B) 성장을 이끄는 첨병으로 급부상했다. 해외 시장에서 최근 3년간 연평균 40%에 육박하는 매출 성장세를 보였다. LG전자는 국내를 포함한 아시아 중심에서 중동, 유럽, 중남미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힌다는 방침이다.

1일 LG전자(066570)에 따르면 이 회사의 칠러 사업은 국내와 해외를 통틀어 최근 3년간 연 15% 이상의 매출 성장세를 기록했다. 지난해의 경우 2022년과 비교한 매출 증가율이 30%에 육박했을 정도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해외만 보면 3년간 증가율은 40%에 가깝다. LG전자는 국내 평택과 중국 청도에서 칠러 제품군을 생산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해외에 새롭게 구축되는 배터리·소재업체 공장과 원전 등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며 “최근 북미에 신설되는 배터리 공장의 신규 수주를 따냈다”고 했다.

LG전자 칠러 사업의 대표작인 제품인 터보 냉동기. (사진=LG전자 제공)


칠러는 차갑게 만든 물을 열교환기를 통해 순환시켜 시원한 바람을 공급하는 초대형 냉각 설비다. 주로 대형 건물, 공장 등 산업 시설에 설치한다. LG전자는 2011년 LS엠트론 공조사업부를 인수하며 칠러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후 가정용·상업용 에어컨뿐만 아니라 중앙공조식 칠러, 원전용 칠러, 빌딩관리솔루션(BMS) 등을 아우르며 국내 최대 종합공조기업으로 자리했다.

시장조사업체 IBIS 월드의 집계를 보면, 지난해 글로벌 냉난방공조 시장은 584억달러(약 81조원) 규모로 추정된다. 오는 2028년 610억달러 규모로 매년 0.8%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 자체 조사에 따르면 이 가운데 칠러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약 95억달러다. 전체 냉난방공조의 15% 안팎이다. 2027년에는 120억달러 규모로 커지면서, 냉난방공조 시장의 성장세를 크게 상회하는 연 6% 이상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점쳐진다.

LG전자 칠러 사업이 성장하는 것은 에너지 효율, 유지 비용 등의 경쟁력이 높기 때문이다. LG전자의 칠러 제품은 고효율 압축기와 열교환기를 사용하는 히트펌프 기술을 적용해 에너지 소비를 줄여 운영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칠러의 한 종류인 터보 냉동기의 경우 KS인증 기준 냉난방성능계수(COP)가 업계 최고 수준인 6.5다. 그만큼 에너지 효율이 뛰어나다는 의미다. 부품 교체, 점검 작업 등이 용이한 것도 장점이다.

주목 받는 것은 조주완 최고경영자(CEO)가 ‘2030 미래비전’을 통해 천명한 3대 성장동력 중 하나인 B2B 사업에 있어 칠러가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LG전자는 가정용·상업용 냉난방공조(HVAC) 매출을 2030년까지 두 배 이상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LG전자 관계자는 “칠러 사업은 이같은 공조 사업의 성장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LG전자는 이에 발맞춰 칠러 사업 영역을 확대하기로 했다. 국내를 포함한 아시아 중심에서 중동, 유럽, 중남미 등으로 넓히겠다는 것이다. 산업계 변화를 따라 신설 공장 수요를 잡기 위한 전략이다. 이재성 LG전자 H&A사업본부 에어솔루션사업부장 부사장은 “초대형 냉방기 칠러를 비롯해 탈탄소·전기화 추세에 맞춘 차별화한 냉난방공조 솔루션으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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