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로써 미국 항공사 중 규모 기준으로 각각 6위와 7위에 해당하는 제트블루와 스피릿항공의 합병이 무산되면서 미국 내 시장점유율 9%의 LCC이자 아메리칸, 델타, 사우스웨스트, 유나이티드 등에 이은 미국 5대 항공사로 발돋움한다는 목표가 좌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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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제트블루는 이날 스피릿항공과의 합병 계약을 종료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조애나 게러티 제트블루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에서 “합병 계약 종료를 위해선 규제당국 승인을 받아야 하지만, 마감 시한인 7월 24일까지 조건을 충족시키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우리는 이번 합병 계약을 종료하는 게 양사에 최적의 길이라고 상호 합의했다”고 말했다.
앞서 제트블루는 지난해 7월 프런티어항공과 경합 끝에 스피릿항공을 38억달러(약 5조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으며, 늦어도 2024년 1분기까지는 규제 당국의 승인을 받아 합병 절차를 마무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미 법무부는 작년 3월 뉴욕주·매사추세츠주·워싱턴DC 당국과 함께 제트블루와 스피릿항공의 합병 저지를 목적으로 한 소송을 매사추세츠 연방법원에 제기했다. 양사 합병이 미국 항공산업의 집중을 유발해 경쟁을 억누르고 항공료가 오르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경쟁당국은 제트블루의 인수로 스피릿항공이 운항하는 일부 노선의 운임이 최대 30% 인상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소비자들은 고가의 서비스에 대한 비용을 지불하도록 강요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에 매사추세츠 연방법원은 지난 1월 제트블루와 스피릿의 합병이 경쟁을 저해해 소비자에 손해를 끼치므로 이를 저지해야 한다는 미 법무부의 요청을 받아들였다.
이번 합병 포기에 따라 제트블루는 스피릿항공에 6900만달러(약 920억원)의 위약금을 지불해야 한다.
또 양사의 경영 전략 수정이 불가피하다. 양사는 공급과잉으로 인해 운임이 하락하고 비용이 증가하는 등 미 국내선 시장의 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양사는 항공기 엔진 제조업체인 프랫 앤 휘트니의 엔진 결함 문제로 일부 항공기가 장기적으로 운항을 중단해야 하는 등 기단 운용에서도 위기다.
특히 스피릿항공은 엔진 문제로 큰 타격을 입어 시장가치는 2022년 3분기 20억달러에서 약 6억3000만달러로 떨어졌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9분기 연속 손실을 기록 중인 스피릿항공은 구조조정 방안을 마련하지 못하면 파산할 가능성도 월가에서는 나오고 있다.
이에 스피릿항공 측은 자체적으로 버틸 수 있는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테드 크리스티 스피릿항공 CEO는 이날 성명을 통해 “성공적인 독립 항공사로서 우리의 미래를 확신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합병 무산 소식이 전해지면서 제트블루 주가는 4.33% 오른 6.75달러에 마감한 반면, 스피릿항공 주가는 10.84% 급락해 5.76달러로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