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없이 어찌 살았을까”…‘실적’으로 입증한 ‘김범석 매직’(종합)

쿠팡 창사 이래 첫 연간 흑자, 6174억원 기록
매출도 첫 30조원, 과감한 ‘로켓배송’ 등 결실
김범석 “고객 ‘와우’ 경험에 초점, 4조원 혜택”
와우회원 연계해 성장사업 시장 확대도 속도
  • 등록 2024-02-28 오전 9:20:37

    수정 2024-02-28 오후 2:06:52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한국과 대만 소매시장에서 막대한 잠재력을 포착하는 것이 우리의 가장 큰 미래이자 우선 순위다. 고객들의 ‘와우 경험’을 위한 노력에 전념해 ‘쿠팡없이 어떻게 살았을까’를 묻는 세상을 만들겠다.”

지난해 창사 이래 최초로 연간 영업 흑자를 달성한 쿠팡의 김범석 창업자가 28일(현지시간)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내건 포부다. 쿠팡은 지난해 연간 매출은 31조8298억원(243억8300만 달러)를 기록, 전년대비 20% 성장하며 처음으로 30조원 매출을 돌파했다. 영업이익도 6174억원(4억7300만 달러)로 첫 흑자를 기록하며 외형과 수익성 모두를 잡는데 성공했다.
김범석 쿠팡 Inc 의장. (사진=쿠팡)
“과감한 로켓배송 시도, 결실로 이어졌다”

김 창업자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쿠팡은 설립 초기부터 근본적으로 ‘새로운 역량’(new competency)을 만드는 이니셔티브에 도전해왔다”며 “비즈니스에 유의미한 잉여 현금 흐름을 창출하기까지 인내가 필요한 과감한 시도이자 새로운 역량이 바로 로켓배송이었고 이것이 결실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사업을 점진적으로 확대하면서 트레이드오프(양자택일)하는 구조를 깨고 고객들의 ‘와우’ 경험을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실제 쿠팡의 영업손실 규모는 2021년 1조7097억원(14억9396만 달러)에서 2022년 1447억원(1억1201만 달러)으로 크게 줄어드는 추세였다. 2022년 3분기 처음으로 분기 영업흑자(1037억원)을 기록한 이후부터는 매분기 흑자를 이어왔고 그 결과 지난해 처음으로 연간 흑자달성까지 이루게 됐다.

김 창업자는 “상품·가격·서비스 전반에 거쳐 고객에게 ‘와우’ 순간을 선사하는 것이 장기적인 성장과 수익성의 토대가 됐다”며 “장기적인 주주 가치의 기반이 되는 잉여 현금 흐름을 창출했다”고 했다.

더불어 “쿠팡의 지난해 1분기 활성 고객 수는 전년 동기대비 5% 성장하는 것으로 시작했는데 4분기 성장률은 16%였다”며 “한 분기에 고객이 16% 성장한 것은 최근 2년간 가장 높은 성장률”이라고 설명했다.

쿠팡의 활성고객(제품을 분기에 한번이라도 산 고객) 수는 지난해 1분기 1901만명, 2분기 1971만명, 3분기 2042만명을 기록한 데 이어 4분기엔 2100만명까지 늘었다. 고객 1인당 매출도 지난해 말 기준 41만1600원(312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3% 올랐다.

이에 대해 김 창업자는 “가장 오래된 코호트(고객 집단)을 포함해 모든 연간 코호트 지출은 15% 이상 증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각 연도의 고객집단이 다음해 지출을 평균 15% 늘린다는 의미다.
자료=쿠팡
주력·성장사업 모두 성과, “와우 회원 연계 시너지 확인”

김 창업자는 “가장 규모가 크고 잘 자리잡은 사업인 프로덕트 커머스(로켓배송·로켓프레시·로켓그로스·마켓플레이스)의 수익성 확대에 힘입어 올해 기록적인 순이익과 잉여 현금 흐름을 창출했고 조정 에비타(EBITDA·상각 전 영업이익)는 7%를 넘어섰다”고 말했다.

프로덕트 커머스의 지난해 매출은 30조7998억원(235억9400만 달러)로 전년대비 19% 성장했다. 거랍 아난드 쿠팡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오는 2027년까지 한국의 전체 소매시장 규모는 5600억 달러로 예상하며 쿠팡의 비중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기 때문에 한국내 성장은 아직 초기 단계”라고 말했다. 즉, 한국 소매시장에서 쿠팡이 더 성장할 수 있는 여력이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 창업자는 “(로켓배송 론칭 전에는) 재고를 관리하거나 풀필먼트 센터를 열거나 당일 배송을 위한 맞춤형 기술로 전국에 물류 배송망을 구축한 적이 없다”며 “새로운 역량 이니셔티브인 로켓배송의 성공의 혜택을 누리고 있고 방대한 기술과 프로세스, 지식 등을 활용해 새벽배송과 같이 영향력을 확대하는 점진적인 이니셔티브로 확장할 수 있었다”고 자평했다.

또한 대만 로켓배송 확대, 쿠팡이츠 성장 등에 힘입어 지난해 쿠팡이츠·대만·쿠팡플레이 등 성장사업 매출도 처음으로 1조원(1조299억원)을 넘어섰다. 특히 김 창업자는 쿠팡의 유료회원제인 ‘와우 멤버십’과 연계한 시장 확대에 대해 기대감을 나타냈다.

김 창업자는 “와우 멤버십의 혜택인 쿠팡이츠 할인 프로그램을 시작한 이후 주문량이 2배 늘었다”며 “한 카테고리에서의 소비가 다른 카테고리 소비를 촉진하듯, 쿠팡이츠를 자주 사용하는 고객은 더 높은 프로덕트 커머스 지출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쿠팡플레이에 대해서도 “쿠팡플레이는 최근 2년간 한국의 iOS와 안드로이드의 모든 카테고리에서 가장 많이 다운로드된 앱”이라며 “단순 중계가 아닌 전례없는 스포츠 경기 생중계를 한국에서 직접 제작해 고객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쿠팡은 와우 회원을 통해서만 올 봄 서울에서 열리는 메이저리그 개막경기의 티켓과 생중계를 제공한다. 또 스페인 라리가, 프랑스 리그 1 등 해외 유명 축구리그들의 경기도 국내에서 유일하게 전 경기를 스트리밍 중이다.

파페치 인수엔 “몇년 후 고객경험 변화 보여줄 것”

최근 인수를 완료한 글로벌 명품 이커머스 플랫폼 ‘파페치’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김 창업자는 “5억 달러를 투자해 40억 달러에 달하는 거래액(GMV)을 가진 업계 최고 서비스를 인수할 드문 기회를 발견했다”며 “이미 발표한 투자금 외에 추가 투자 없이도 파페치가 스스로 자금을 조달하는 길이 열렸다”고 언급했다.

이어 “몇 년 후 쿠팡이 어떻게 파페치를 명품 패션에 대한 고객 경험을 변화시키고 쿠팡의 전략적 가치를 담았는지 이야기를 나눌 수 있길 바란다”고 자신했다.

마지막으로 김 창업자는 “지난해 우리는 와우 회원에게 기록적인 30억 달러(3조9162억원)의 혜택과 절약혜택을 제공했다”며 “쿠팡의 매출과 활성고객, 와우 회원 성장은 다양한 제품 셀렉션·가격·서비스에 대해 ‘고객에게 와우’를 선사하려는 노력을 끊임없이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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