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초거대 AI 글로벌화…앤트로픽 1300억 투자, MS와 협업

구글이 찜한 앤트로픽에 1억달러 투자..다국어 LLM개발
생성형AI 서비스 개발에 드는 시간과 자본 줄여
SKT 주도 글로벌 통신 AI 동맹에도 도움
AI컴퍼니 되기 위해 MS 코파일럿 교육에도 300명 참가
  • 등록 2023-08-13 오후 5:31:07

    수정 2023-08-13 오후 7:14:11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생성형AI 시대에 대응하는 SK텔레콤의 전략이 구체화되고 있다. 스스로 기술 리더십을 갖추는 ‘자강(自强)’과 빅테크들과 제휴하는 협력‘(協力)’을 합친 투트랙(two-track)전략이다.

SKT는 생성형 AI 기술 전쟁에서 AI 생태계를 주도하기 위해 글로벌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자체 거대언어모델(Large Language Model) 개발 외에도 미국 AI 스타트업 앤트로픽(Anthropic)에 1억 달러(약 1300억원)를 투자했다. 이외에도 독일의 도이치텔레콤, 중동의 이앤, 싱가포르의 싱텔과 글로벌 통신사 AI 동맹(AI텔코 얼라이언스)을 형성하고 있으며, 자사의 AI 챗봇 ‘A.(에이닷)’에 오픈AI의 ‘챗GPT’를 연동하고, MS 코파일럿 프로그램에 직원을 참가시키는 등 다각도로 진행중이다.

SKT의 목표는 생성형 AI를 활용하여 음성과 문자 커뮤니케이션을 넘어선 새로운 방식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전화와 생성형 AI를 결합하여 ‘AI 비서’를 만들어낼 계획이며, 자체 LLM 기술 개발뿐만 아니라 국내외 스타트업과의 협력을 통해 글로벌 통신 시장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자 한다. 네이버 출신인 정석근 SKT 글로벌AI테크사업부장은 최근 실적 발표회에서 “과거 통신사들은 지난 20년간 고객접점이라는 장점을 잘 활용하지 못하고 모바일 사업자에 고객 헤게모니를 많이 빼앗겨 왔다”며 “생성형AI의 성장을 통해 과거 실패를 거듭하지 않고 AI를 잘 활용하고자 하는 사업 변화에 대한 니즈가 크다”고 설명했다.

앤트로픽에 전략적 투자…다국어 LLM 개발

SKT가 앤트로픽에 1300억원이나 투자한 것은 지난 5월 시리즈C 투자에 이은 것이다. 앤트로픽은 챗GPT를 개발한 오픈AI의 창립자의 일원인 대니엘라 아모데이, 다리오 아모데이 남매가 2021년 설립한 회사다. ‘바드’를 갖고 있는 구글도 지난 2월 4억 달러(약 5000억 원)를 투자할 만큼 핫한 회사다. 자체 챗봇 ‘클로드(Claude)’를 상용화하진 않았지만, 안전성은 탁월하다는 평가다. 생성형 AI의 유해성을 최소화하기 위한 ‘헌법 AI(Constitutional AI)’ 기술을 적용해 지난 5월, 조 바이든 대통령이 AI 기술에 대한 보안·안전 문제를 논의할 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오픈AI와 함께 백악관으로 초청받았다.

이번 투자를 계기로 SKT는 앤트로픽과 함께 글로벌 통신사향 다국어 LLM을 개발한다. 특히 앤트로픽은 기본적인 LLM을 목적에 따라 미세 조정하고 최적화하는 툴을 SKT에 공급할 예정이다. GPT-3 개발자이자 앤트로픽 공동 창업자인 재러드 카플란(Jared Kaplan)이 LLM 전체 기술 방향 및 개발 로드맵을 맡는다.

SKT로서는 앤트로픽과의 제휴로 생성형AI서비스를 위한 LLM 개발에 시간과 자본을 줄일 것으로 보인다. 또, SKT중심으로 결성된 ‘AI 텔코 얼라이언스’의 AI 플랫폼 개발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두 회사가 공동 개발한 LLM은 앤트로픽의 ‘클로드’는 물론 SKT를 통해 국내 기업에 제공될 예정이다.

다리오 아모데이(Dario Amodei) 앤트로픽 공동창업자 겸 CEO는 “한국어 LLM을 개발해 본 역량과 오랜 통신업 경험이 있는 SKT는 통신 사업에 특화된 LLM을 함께 만들기에 최적의 파트너”라며 “통신 산업을 혁신하기 위해 AI를 적극 활용하려는 SKT의 담대한 비전과 전략이 놀랍다”고 말했다.

유영상 SKT 사장은 “세계 최고 수준의 AI 테크 기업인 앤트로픽에 대한 전략적 투자를 계기로 협력을 본격화할 것”이라며 “SKT가 보유한 한국어 AI 기술과 앤트로픽의 글로벌 AI 역량을 결합, 글로벌 통신사들과 더불어 AI 생태계를 주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SKT가 AI에 관심을 두기 시작한 것은 2016년 9월 1일 국내 최초로 AI 스피커 ‘누구’를 출시하면서부터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챗GPT가 상용화되면서 발걸음이 더 빨라졌다. 5400여명에 달하는 임직원(정규직+계약직)들이 AI를 익히고 기업문화를 바꿔가는 것도 숙제다. 이와관련 SKT는 앤트로픽 외에도 오픈AI에 100억 달러(약 12조원)을 투자한 마이크로소프트(MS)의 코파일럿 교육 프로그램에 임직원들을 참가시키는 일도 관심이다. 유영상 대표가 300여명 정도 교육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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