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재료 차별화가 호텔디저트 핵심…내년 트렌드는 건강·비주얼”

롯데호텔 서울 이갑용 제과장·배영산 파티시에
크리스마스 기즌 딸기케이크 판매 10% 성장 ‘호응’
올해 디저트 시장 ‘하이브리드·건강·전통·비주얼’
호텔간 디저트 경쟁 치열, 고물가에 부담 커져
  • 등록 2024-12-29 오후 2:18:45

    수정 2024-12-29 오후 8:56:19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올해 크리스마스 시즌(12월23~25일) 판매량만 해도 전년 동기대비 10% 이상 늘었어요. 우수한 제철재료를 최대한 감성 있게 담아내는 게 호텔 디저트의 경쟁력이죠. 내년 디저트 시장도 건강과 비주얼(디자인) 중심으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됩니다.”

롯데호텔 서울 베이커리 이갑용 제과장(왼쪽)과 배영산 파티시에가 프리미엄 딸기 케이크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롯데호텔)
29일 롯데호텔 서울 ‘페닌슐라 라운지’에서 만난 이갑용 베이커리 제과장은 “현재 롯데호텔의 대표 디저트는 ‘프리미엄 딸기 케이크’인데, 서울 주요 3대 호텔의 딸기케이크 중 가장 많이 팔릴 정도로 소비자들의 호응이 높다”며 이같이 말했다. 롯데호텔 서울은 이달부터 제철 딸기와 차를 즐길 수 있는 뷔페 ‘머스트 비 스트로베리’를 운영 중이다.

12월은 딸기를 주 재료로 한 호텔업계간 디저트 경쟁이 치열한 시기다. 딸기가 제철인 데다 크리스마스와 연말이 맞물려 있어서다. 한 해 동안 팔리는 케이크의 3분의 1 정도가 이 시기에 판매될 정도다.

이 제과장은 “제철에 맞는 재료를 이용해 본연의 맛을 살리면서 가장 아름답게 담아내는 게 호텔업계 디저트 경쟁의 핵심”이라며 “우리도 최고급 금실 딸기를 쓰는데, 호텔간 재료 신경전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함께 만난 배영산 파티시에는 이번 딸기 뷔페에서 꼭 맛봐야 하는 디저트로 ‘프레즈 아라 샹틸리’를 꼽았다.

그는 “생딸기와 바닐라 크림, 바삭한 스틱을 한번에 먹을 수 있는 완벽한 디저트”라며 “누구의 입맛에나 맞을 디저트인 만큼 꼭 한번 접해달라”고 말했다.

롯데호텔 서울은 딸기, 망고, 샤인머스캣 등을 중심으로 매년 디저트 시즌제를 운영하고 있다. 소비자들에게 해당 시점에 가장 맛있는 제철재료와 메뉴를 각인시키는 효과가 있다.

롯테호텔은 선제적인 재료 확보를 위해 각 분야 셰프들이 직접 지방을 돌며 제철재료를 발굴하는 ‘식재료 헌터제’도 진행하고 있다. 제철재료가 호텔 디저트의 경쟁력인 만큼 타사 제품에 들어가는 재료를 세밀히 분석하는 등 호텔간 견제도 치열한 편이다.

배영산 롯데호텔 서울 베이커리 파티시에(왼쪽)과 이갑용 제과장이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롯데호텔)
프리미엄을 추구하는 호텔업계지만 최근 젊은 소비자들이 늘면서 최신 트렌드를 접목하는 등 일부 변화도 감지된다.

이 제과장은 “올해 디저트 시장을 보면 하이브리드, 건강, K디저트(전통적 디저트), 비주얼 등 4가지로 꼽을 수 있다”며 “우리도 올해 약과, 크룽지 등 전통과 최신 트렌드를 일부 접목하는 등 메뉴에 조금씩 변화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배 파티시에는 내년에도 이 같은 디저트 시장 트렌드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내년 역시 대체당이나 비건 재료 등을 사용하는 건강한 디저트가 주목을 받을 것”이라며 “내년에도 비주얼이 강조된 디저트류가 더 활성화될 것으로 보이고 트렌드에 민감한 편의점 디저트 시장도 약진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다만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고물가는 호텔업계로서도 부담이다. 최고급 수준의 맛을 유지하려면 고품질 재료를 사용해야 하는데 고물가·고환율에 재료비용 부담이 대폭 커져서다. 일례로 초콜릿 재료인 코코아 가격만 해도 최근 t당 1만달러대까지 올랐다.

이 제과장은 “재료가격이 이미 많이 오른 상태인데 여기서 더 오른다면 고객 저항이 커질 수밖에 없어 고민하고 있다”며 “(가격 정책은) 동종업계와도 눈치싸움을 해야 하는 문제여서 지속적으로 검토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배영산 파티시에가 꼭 먹어봐야 할 디저트로 꼽은 ‘프레즈 아라 샹틸리’. (사진=김정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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