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측은 협상에서 세이프가드 최종조치가 불가피했다며 필요하다면 쿼터 조정 등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설명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1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EU 집행위원회와 양자 협의를 열고 이같이 논의했다고 밝혔다. EU는 미국의 보호무역 조치에 따라 제3국의 철강제품이 유럽 시장에 대규모 유입되는 걸 막고자 이달 4일 WTO에 세이프가드 최종조치 계획을 통보했다.
미국 트럼프 정부가 지난해 사문화했던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우리나라를 포함한 12개국에 최대 53%의 고율 관세를 적용할 수 있는 규제를 꺼내들면서 유럽 역시 대응에 나선 것이다.
산업부는 EU의 이 계획이 WTO 협정에 불합치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개별 품목이 아닌 여러 품목을 대분류로 묶어 피해를 분석한데다 세이프가드 발동 요건 역시 ‘예상치 못한 상황’처럼 모호하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또 자동차·가전처럼 현지 우리 기업의 공장 가동을 위해 필요한 품목에 대한 예외 조항이 필요하다며 시행 시기도 명확히 해야 한다고 EU측에 촉구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날 협의에서 보상 규모와 방식에 대해서도 이야기했으며 앞으로 실무협의를 통해 관련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EU측이 보상에 합의하지 않을 땐 양허 정지도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허(concession)란 관세율을 정한 특정 수입품에 그 이상의 관세·과징금을 부과하지 않는다는 국제통상 분야의 ‘신사협정’이다. 양허를 정지하겠다는 것은 곧 보복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