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루블화 가치 2년8개월만에 최저…미국 등 서방 제재 여파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지정학적 불안 커져
美, 러시아 가스프롬은행 제재 대상 포함
  • 등록 2024-11-23 오후 5:53:23

    수정 2024-11-23 오후 5:53:23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러시아 화폐 단위인 루블화 가치가 2년 8개월 만에 최처치로 떨어졌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서방권이 러시아 은행에 대한 제재를 강화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22일(현지시간) 이번 주말(23∼24일)과 오는 25일의 공식 달러 환율을 102.58루블로 설정했다. 이는 2022년 3월 이후 최고치다. 달러 대비 루블의 가치가 약화된 것이다.

장외시장에서도 이날 달러 환율은 103루블을 넘어섰다. 이 역시 2022년 3월 이후 처음 나온 수치다.

러시아 매체인 코메르산트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견제가 강화되고, 러시아 은행들이 미국 제재 대상에 오르면서 루블화가 약화된 것으로 분석했다.

러시아는 지난 21일 우크라이나에 신형 중거리 탄도 미사일 오레시니크를 발사하며 지정학적 불안을 키웠다. 이는 서방 국가들이 우크라이나에 서방산 장거리 미사일로 러시아 본토를 타격하도록 허용한 것에 대한 대응이었다.

같은 날 미국은 러시아 가스프롬은행을 제재 대상에 포함한다고 발표했다. 가스프롬은행은 유럽 국가들이 러시아 가스를 공급받고 대금을 지불하는 데 이용하는 핵심 은행이다. 이번 제재로 러시아가 유럽에 가스를 수출하는 데 제약을 받게 될 전망이다.

22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의 한 환전소에서 러시아인이 환전하고 있다. 전광판에 달러를 100.5루블에 사고 103.5루블에 판다고 공지돼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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