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 이어 한앤컴퍼니 적발…이복현 “내부정보 이용 엄단”

금감원, 미공개 정보이용 혐의로 檢 이첩
‘남양유업 인수’ 미리 알고 주식 매입·차익
하이브 이어 내부정보 이용 잇따라 적발
6월1일부터 특별단속 돌입, 전방위 조사
  • 등록 2023-06-04 오후 9:13:47

    수정 2023-06-04 오후 9:13:47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국내 대형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 직원들이 검찰 수사를 받게 됐다.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미리 산 뒤 시세 차익을 챙긴 혐의다. 금융감독원은 미공개 내부정보를 이용한 주식 매매에 대해 면밀히 점검, 엄단하겠다는 방침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한앤컴퍼니 직원들의 미공개 정보이용 혐의를 포착하고 긴급조치(Fast-Track·패스트트랙) 제도를 통해 서울남부지검에 사건을 이첩했다.

금감원은 한앤컴퍼니 임직원들이 남양유업(003920) 경영권 인수 발표 전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미리 산 뒤 시세 차익을 챙겼다고 봤다. 앞서 한앤컴퍼니는 2021년 5월 남양유업 인수 계약을 맺었다. 당시 남양유업은 제품 불매운동 등으로 주가가 약세를 보이다, 오너 지분 매각을 공시한 뒤 이틀간 주가가 60%가량 올랐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사진=금융감독원)


앞서 금감원은 하이브(352820)의 미공개 정보이용 혐의도 적발했다. 금감원은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은 하이브 직원 3명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고 지난달 29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6월14일 BTS가 단체 활동을 잠정 중단하겠다고 밝히기 전에 이를 미리 알고, 보유 주식을 팔았다.

BTS가 단체활동 중단을 발표한 다음 날인 지난해 6월15일 하이브 주가는 전일 대비 무려 24.87% 하락했다. 일반 투자자들은 큰 손실을 입었지만, 이들 3명의 직원은 하이브 주식을 폭락 전에 매도해 2억3000만원 손실을 회피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 1일 취임 1년 기자간담회를 통해 “내부정보 이용 행위, 일반 투자자보다 유리한 지위를 이용해 부당한 이익을 얻는 행위, 이해상충 상황에서 이익을 얻는 행위에 대해 엄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해 금감원은 기존 기획조사·자본시장조사·특별조사국 체제를 조사 1·2·3국 체제로 전환해 중요사건 중심으로 감독에 나설 예정이다. 조사전담 인력을 기존 45명에서 69명으로 1.5배 이상 증원한다. 지난 1일부터는 투자설명회 등의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한 특별단속에 돌입했다.

이 원장은 “시장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사적 이익 유용을 엄단하는 게 필요하다”며 “불법 이익까지도 돌려받을 수 있는 수단들을 지금 강구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원장은 “검찰과 금융위, 금감원, 한국거래소가 유기적인 방식으로 운영돼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다”며 “축적된 정보들이 수사나 최종 제재 단계에서 잘 활용되고, 유기적으로 운용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빅데이터 방식으로 조사하는 등 좀 더 입체적인 방식으로 조사하려는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며 “검찰·금융위·금감원·거래소의 사람이 바뀌더라도 지속가능한 시스템을 어떻게 운영할지 고민하고 있다. 몇 달 내에 관련된 내용을 얘기할 기회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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