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K-99 검증위 "7개 그룹서 실험···여전히 초전도체 증명 안돼"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퀀텀에너지연구소 연구진이 개발했다고 주장하는 상온·상압 초전도체에 대해 한국초전도저온학회 LK-99 검증위원회가 국내 7개 그룹에서 시료 재현실험을 하고 있다고 18일 밝혔다. 또 국내외 연구결과를 검토한 결과, 아직 초전도체 특성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한국 연구진이 상온 상압 초전도체를 개발했다는 논문이 알려지면서 국내외에서 논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관련 주가 종목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초전도저온학회는 이날 3차 브리핑 자료를 통해 “이미 많은 외국 기관들이 (LK-99) 재현실험을 수행했고,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등에서 물성 측정까지 했지만, 초전도 특성은 찾지 못했다”며 “LK-99와 같은 조성, 구조를 가진 시료 제작이 상온 초전도체임을 입증하는 것이 아니며, ‘(퀀텀에너지연구소 등이 제출한) 논문 실험결과들과 같은 특성값이 측정되더라도 이 물질을 상온 초전도체라 보기 어렵다’는 기존 입장은 유지된다”고 설명했다.

저온학회에 따르면 최근 중국 후아종 과기대 시료에서 LK-99 논문 특성과 유사한 저항의 급격한 변이, 자화율의 변이 등을 보여 줬지만, 논문 저자들은 반도체 특성이 우세한 물질이라고 판단했다. 막스플랑크연구소가 불순물이 거의 없는 단결정 형태의 LK-99를 재현해 특성을 측정한 결과에서도 초전도 특성은 발견하지 못했다. 퀀텀에너지연구소가 지난 11일 개정한 논문도 이론이 추가되었을 뿐 새로운 측정결과는 추가되지 않아 측정결과로 초전도체임을 입증하지 못 한다고 분석했다.

현재 국내에서는 7개 그룹이 재현실험을 통해 LK-99 검증을 추진하고 있다. 학회는 ”LK-99 제조공정에 따라 만들어진 불순물이 포함된 시료와 불순물이 최소화된 단결정 시료를 일부 제조했고, 재현시료의 특성을 측정하고 있지만 초전도성을 나타내는 측정 결과가 없다”며 “현재 LK-99 재현실험을 위해 서울대, 부산대, 한양대, 성균관대 등 7개 그룹이 단결정 시료를 일부 제조해 측정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상온·상압 초전도체란 상온과 주변 압력에서 전기 저항이 사라지는 초전도성 물질을 뜻한다. 영하 270도 수준의 극저온 환경이 아닌 상온에서 이 물질을 구현하면 전기 손실이 없는 초고효율 전력망, 자기부상열차 등을 구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퀀텀에너지연구소 등이 게재한 연구 논문이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다만, 현재까지 이를 제대로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은 연구가 없어 연구결과 진위여부가 논란이 됐다. 국제학술지 네이처는 LK-99 연구에 대해 두 차례 부정적인 시각을 다룬 기사를 게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