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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재정부는 12일 ‘2024년 7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을 통해 “물가 안정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제조업과 수출 호조세에 내수 회복 조짐이 가세, 경기 회복 흐름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총평만 놓고 보면 지난 6월의 언급과 유사하다.
그린북에서 ‘내수 회복 조짐’이 언급된 것은 지난 5월부터 3개월째다. 지난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4%까지 둔화된 것을 고려돼 지난 6월 그린북에서의 ‘물가 상승세 둔화’라는 표현은 ‘물가 안정 흐름’으로 변경됐다. 김귀범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총평은 지난달과 동일하며, 6월 물가 흐름을 반영하고 오는 25일 2분기 국내총생산(GDP) 속보치, 월말 나오는 산업활동동향 등을 보고 추가 조정을 고려하겠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표를 보면 재화소비 등 내수를 구성하는 요소들의 최근 흐름은 KDI의 우려를 뒷받침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5월 재화소비를 의미하는 소매판매액 지수는 1년 전보다 2.3% 줄어들어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3.1%) 이후 15년 만에 최대 낙폭을 보였다. 서비스업 소비를 엿볼 수 있는 서비스업 생산 지표도 같은 기간 2.1~ 늘어나는 데에 그치고, 설비투자 역시 지난 2월부터 4개월 연속 내리막을 걷고 있다. 상반기 기준 역대급 수준을 보였던 수출(3348억 달러)을 내수가 좀처럼 따라잡지 못하는 것이다.
“비교 시점 차이에서 기인…하반기 ‘회복’ 인식은 공유”
또한 정부는 KDI는 물론, 한국은행 등 다른 기관들도 하반기에 민간 소비와 설비투자가 증가할 것이라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과장은 “상반기 견조했던 수출이 소비와 투자로 파급되고, 하반기에는 물가 안정화에 금리 등 부담도 줄어들 가능성을 열어놨다”며 “기관들도 하반기 내수 회복에 대한 공통된 인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제동향을 내놓을 때 일부 ‘워딩’의 차이가 있을 수는 있지만, 전반적인 회복 조짐에 대해서는 동일한 의견인 셈”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지표에 비해 일반 국민들이 느끼는 체감 경기가 좋지 않다는 상황에 대해서도 공감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상반기 ‘신속집행’ 기조를 강조해왔으며,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도 소상공인·자영업자 집중 지원 패키지를 내놓기도 했다. 정부는 이달 그린북에서도 이와 같은 정책들의 속도감 있는 추진을 강조했다. 김 과장은 “아직까지 체감경기를 보여주는 물가, 고용, 임금 등으로 경기 회복의 온기가 이어졌다고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지표상 생산이나 소비 등이 먼저 올라오고, 체감경기가 뒤이어 회복돼 격차를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