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랠리에 S&P 4300 돌파…강세장 진입 vs 약세장 반전

투심 띄운 골드만의 강세론 보고서
빅테크 외 다양한 섹터로 투심 번져
일각서 "약세장 종료, 동의 못한다"
  • 등록 2023-06-13 오후 2:34:59

    수정 2023-06-13 오후 7:18:42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새로운 강세장이 시작했을까. 아니면 다시 약세장으로 되돌아갈까.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가 주요 저항선인 4300을 10개월 만에 돌파하면서, 추후 시장 흐름에 이목이 쏠린다. 현재 월가는 주요 빅테크가 끌어올린 지수가 당분간 오를 것이라는 희망으로 가득 차 있다. 애플, 아마존, 테슬라, 엔비디아 등이 연일 고공행진을 벌이는 게 그 방증이다. 그러나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긴축 가능성 등을 들어 약세장이 끝났다는 점에 동의할 수 없다는 의견 역시 적지 않다.

(사진=AFP 제공)


투심 띄운 골드만 강세론 보고서

12일(현지시간) 매수 심리가 가득했던 월가에서 많이 회자된 것은 골드만삭스의 보고서였다. S&P 500 지수가 전거래일 대비 0.93% 오른 4338.93에 마감하면서 예상보다 빨리 4300선을 뚫었는데, 이를 떠받친 것이 지난 9일 나온 골드만삭스의 강세론이다.

데이비드 코스틴 골드만삭스 수석투자전략가는 보고서에서 연말 S&P 500 목표치를 4000에서 4500으로 상향 조정하면서 “기준금리 인상이 성장에 미치는 영향은 이미 지나갔다”며 “시장에서 소비 민감주, 기술주, 통신서비스 등 몇몇 섹터에서 수익 성장이 가속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빅테크 주도의 증시 랠리가 다른 부문으로 확산하면서 또 다른 동력을 찾을 것이라는 의미다. 골드만삭스의 전망은 시장 컨센서스인 4200 안팎보다 훨씬 더 높다.

골드만삭스를 등에 업고 이날 시장은 강한 매수세를 보였다. 무엇보다 ‘대장주’ 애플 주가가 1.56% 뛴 183.79달러에 마감하면서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애플 주가는 올해 들어 47% 가까이 치솟았다. 컴퍼니스마켓캡에 따르면 현재 애플 시가총액은 2조8900억달러로 마이크로소프트(2조4670억달러), 사우디 아람코(2조940억달러), 알파벳(구글 모회사·1조6420억달러), 아마존(1조2980억달러), 엔비디아(9752억달러), 테슬라(7918억3000만달러) 등을 제치고 단연 1위에 올라 있다.

더 무섭게 치솟는 종목은 테슬라와 엔비디아다. 테슬라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2.22% 오른 249.83달러에 마감했다. 장중 250.97달러까지 올랐다. 지난해 9월 30일(265.25달러) 이후 가장 높다. 테슬라 주가는 12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탔는데, 이는 역대 최장 기록이다. 차익 실현 심리가 생길 법한 레벨임에도 매수세가 계속 들어오고 있다는 뜻이다. 더 나아가 웨드부시증권의 댄 아이브스 분석가는 테슬라의 목표 주가를 기존 215달러에서 300달러로 상향했다. 엔비디아의 경우 올해 175% 이상 폭등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대형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들이 엔비디아 주식 매집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전해 주목받았다.

빅테크 외에 크루즈주인 카니발의 주가가 이날 12.45% 뛰어오른 것도 관심을 모았다. 경기 연착륙 기대감과 중소형주 매수세가 동시에 이뤄진 결과이기 때문이다. 크루즈주가 뛴다는 것은 여행 수요가 그만큼 크다는 의미다.

장중 나온 기대인플레이션 역시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소비자기대 조사 결과 향후 1년간 예상되는 인플레이션율 중간값은 지난달 4.1%를 기록했다. 전월(4.4%) 대비 하락한 수치다. 지난 2021년 5월 이후 2년 만에 가장 낮다. 이는 인플레이션이 점차 안정화하고 있다는 안도감을 주면서, 연준의 이번달 금리 동결론에 더 힘을 실었다.

“약세장 종료 선언, 동의 못한다”

다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비관론이 적지 않다. 월가 약세론자인 모건스탠리의 마이클 윌슨 주식전략가는 “지금은 새로운 강세장이 아니다”며 “공식적으로 약세장이 끝났다고 선언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지만 올해 수익성 전망을 감안할 때 이에 동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 S&P 500 지수가 추가 하락한 뒤 내년에야 급격하게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 이면에는 연준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자리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오후 현재 연방기금금리(FFR) 선물 시장 참가자들은 연준이 이번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를 5.00~5.25%로 동결할 확률을 81.5%로 보고 있다. 그러나 다음달에는 5.25~5.50%로 추가 인상할 것이라는 베팅이 59.1%로 과반 이상이다. 연준이 이번달 일단 정지하겠지만, 향후 추가 인상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물가 상승률이 목표치를 훨씬 웃도는 4%대라는 점이 그 기저에 있다.

투자회사 오안다의 에드워드 모야 수석시장분석가는 “연준은 이번 FOMC에서 앞으로 추가 긴축에 나설 수 있다는 선택권을 갖고 있으려고 할 것”이라며 “더 긴 기간 더 높은 금리를 유지한다는 당초 기조를 지지할 것”이라고 했다. UBS 웰스 매니지먼트의 레슬리 팔코니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연준이 (이번달에도) 금리 인상을 논의할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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