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최근 항공기 운항 도중 동체 일부가 떨어져 나가는 사고로 궁지에 몰린 보잉이 스피릿에어(이하 스피릿)를 분사 19년 만에 사들인다. 항공기 품질 저하로 사고가 잇따르자 이를 해결하고 안전성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 (사진=로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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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보잉이 스피릿을 47억달러(6조5000억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스피릿은 지난 2005년 보잉에서 분사한 도어 플러그(비상구 덮개) 제조사다. 지난 2005년 비용절감 전략의 일환으로 보잉에서 분사했다. 스피릿은 보잉에 동체를, 에어버스에는 날개를 공급하고 있다.
보잉과 스피릿 이사회는 이날 회의를 열고 거래 조건을 승인했으며 다음 날인 7월 1일 오전 공식 발표를 할 가능성이 크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보잉은 스피릿 1주당 37.25달러로 평가하고, 당초 논의했던 현금 대신 주식으로 지불할 예정이다. 지난 주 종가는 32.87달러다. 다만 이번 거래는 규제 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마무리된다.
보잉은 지난 1월 알래스카항공의 보잉 737맥스9 항공기가 운항 도중 동체 일부가 떨어져 나가면서 안전과 품질 관리 문제가 심각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지난 3월부터 스피릿 인수를 위한 협상을 진행해 왔다.
다만 스피릿 인수로 보잉이 처한 품질 저하 문제를 당장 해결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지난 1월 사고 이후 미국 연방항공국이 보잉의 인기 모델인 맥스 항공기의 생산량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형사 재판 위기에 처한 점도 풀어야 할 숙제다. 미국 법무부는 지난 2018년과 2019년 발생한 737맥스 추락으로 350여명의 승객이 사망한 사고와 관련해 보잉에 유죄를 인정하고 4억8720만달러(약 6700억원)의 벌금을 납부하라는 합의안을 제안했다.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검찰은 보잉을 형사 재판에 회부할 계획이라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로이터는 “보잉은 1월 항공기 운항 중 파손 사고로 무수히 많은 안전 및 품질 문제가 노출되면서 촉발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이 과정에서 생산량이 크게 둔화해 전 세계 상업용 항공 업계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