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올해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은 관람객 수가 처음으로 400만 명을 넘어섰다. 기존 최다 관람객 수인 2014년 353만 명 보다 13% 증가한 역대 최다 관람객 수치다.
14일 국립중앙박물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30분경 연간 관람객수가 400만명을 돌파했다. 2005년 국립중앙박물관이 용산으로 이전한 이후 현재까지 누적 관람객 수도 5400만 명을 넘어섰다.
400만 번째 관람객은 워싱턴 D.C.에서 온 샘 니콜스(Sam Nicoles)씨다. 한국에 머무르는 친구의 소개로 같이 방문했다가 행운의 주인공이 됐다. 샘 니콜스 씨는 “한국에 와 보니 정말 좋았다”며 “아직 박물관을 둘러 보지 않았는데 너무 기대된다”고 말했다.
| 400만 번째 관람객인 샘 니콜스(왼쪽 두번째) 씨가 축하를 받고 있다(사진=국립중앙박물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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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국립중앙박물관의 관람객 수가 큰 폭으로 증가한 데는 지난해부터 개최한 기획전시의 연이은 흥행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개막한 ‘합스부르크 600년, 매혹의 걸작들’은 올해에만 17만 명(총 32만 명)의 관람객이 방문했다. 영국 내셔널갤러리 소장 명화를 국내 최초로 공개한 ‘거장의 시선, 사람을 향하다’는 총 36만 명의 관객이 다녀갔다. 국립중앙박물관의 역대 기획전시 중 네 번째로 많은 관람객 수를 기록했다.
새롭게 단장한 상설전시의 호평도 관람객을 견인했다. 박물관은 2020년부터 디지털 실감 영상관을 선보였다. 관람객이 직접 꾸미는 ‘책가도’, 초대형 파노라마 스크린으로 감상하는 ‘왕의 행차, 백성과 함께하다’, 빛의 아름다움을 선사하는 ‘경천사탑 미디어 파사드’ 등 디지털 맵핑·VR·AR 등 첨단기술을 활용해 관람객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2021년에는 국보 반가사유상 2점을 나란히 전시한 ‘사유의 방’이 큰 호응을 얻었다.
지난해 말 새롭게 단장한 ‘청자실’도 고려 비색청자의 아름다움을 전달하며 박물관 대표 전시공간의 하나로 자리 잡았다. 또한 관람객의 발길이 잘 닿지 않았던 기증관이 전시와 휴식공간, 아카이브, 영상 등이 어우러진 복합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올해 세계문화관에 신설된 ‘고대 그리스·로마실’도 재방문 유도에 기여하고 있다.
올해 외국인 관람객의 증가도 두드러졌다. 현재까지 17만 명이 넘는 외국인이 다녀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7만 명보다 2배 이상 많고,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의 13만 명보다 30% 이상 증가한 수치다.
박물관은 문턱을 낮추고 관람환경을 개선하려는 노력도 지속하고 있다. 올해 장애인들을 위한 다양한 맞춤형 전시 안내 서비스를 마련하고, 시각장애인을 고려한 문화 체험 공간 ‘오감’을 조성했다.
| 윤성용(왼쪽 다섯번째) 국립중앙박물관장과 관람객 400만명 돌파 행사의 이벤트 당첨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국립중앙박물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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