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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에 본사를 둔 케링은 27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17억 유로(약 2조3800억원)를 들여 발렌티노 지분 30%를 매입한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엔 케링이 2028년까지 카타르 사모펀드 메이훌라가 보유한 발렌티노의 지분 100%를 인수할 수 있는 옵션이 포함됐다. 케링은 “이번 거래는 케링과 메이훌라 간의 광범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의 일부”라며 “메이훌라가 케링의 주주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발렌티노는 발렌티노 가라바니가 1960년 로마에서 설립했고 메이훌라가 10년 전 인수했다. 현재 25개가 넘는 국가에서 211개 매장을 직접 운영하고 있다. 작년 기준 14억유로(약 1조96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명품시장은 탄탄한 고객층을 기반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호황을 누리고 있으며 인플레이션 압력에서도 더욱 탄탄한 소비를 해왔다고 WSJ는 설명했다.
케링은 글로벌 명품시장의 압도적 1위인 LVMH(루이비통모에헤네시)에 대적하기 위해 고군분투했지만 올해 실적은 상대적으로 저조했다. 케링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17억8500만 유로(약 2조5000억원)로 전년동기대비 10% 감소했다. LVMH가 같은기간 30% 늘어난 순이익 84억8000만유로(약 11조8800억원)를 거둔 것과 비교되는 성적이다.
부진한 실적에 경질성 인사도 단행됐다. 구찌의 전성기를 이끌어온 마르코 비차리 구찌 글로벌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오는 9월 23일 자로 자리에서 물러난다.
케링이 발렌티노 지분 인수를 결정한 건 브랜드 포트폴리오 다변화로 실적 부진을 만회하려는 전략이라는 게 명품업계의 분석이다. “프랑수아 앙리 피노 케링 최고경영자(CEO)가 경쟁사와의 격차를 좁히려는 절박함을 보여준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짚었다.
데보라 에이큰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애널리스트는 발렌티노 지분 인수와 관련해 “구찌 브랜드의 전환기에 성장을 가속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