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행은 지역은행 불안이 시스템적 리스크로 파급될 가능성은 낮지만 유동성 위험에서 수익성 악화, 신용위험으로 위기의 색깔이 달라지고 있는 만큼 개별 은행 부문의 펀더멘털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
◇ 예금자 비보호 예금 비중 높은 은행이 공매도 타깃
9일 한은 외자운용원이 발간한 ‘최근 미 은행 불안 배경 및 향후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JP모건이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을 인수키로 한 이후에도 팩웨스트 등 미국 지역은행들의 주가는 5월 2~4일 13% 하락했다가 5일 6% 급반등하는 등 큰 폭의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그렇다면 지역은행의 주가 급락은 뜬소문에 의한 투기세력의 공격으로만 해석할 수 있을까. 한은은 “3월초 SVB사태 발생시에는 대체로 유동성 문제로 인식됐으나 점차 수익성 또는 신용리스크가 우려되는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장기 국채의 미실현 손실이 확대될 우려가 높다. 만기보유증권 미실현 손실이 반영될 경우 미 은행권 전체 대출자산 가치는 장부상 가치를 2조2000억달러 하회해 금융시스템 안정을 위협할 정도라는 평가도 나온다. 주가가 급락하는 지역은행들은 예금유출이 나타나고 있지는 않지만 예금자 비보호 예금 비중이 높은 편이다. 팩웨스트 은행은 2분기중 예금이 증가했는데 예금자보호가 안 되는 예금의 비중이 1분기말 71%에서 이달 2일 75%로 상승했다. 웨스턴 아일런스도 예금자 비보호 예금 비중이 74%에 달했다.
예금자보호 상향, 은행 타깃 공매도 규제 필요
그럼에도 지역은행 불안이 시스템 리스크로 번질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다. 한은은 “불안한 지역은행 대부분이 규모가 작고 가계예금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은행 불안이 시스템적 리스크로 파급될 가능성은 낮다”며 “시장참가자들은 점차 은행 부문 펀더멘털에 집중하면서 개별 은행의 수익성 전망에 보다 주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UBS는 투자자들이 지금까지 관련 시장 전반의 불안감에 의해 탑-다운 방식으로 접근했지만 서서히 개별 은행들의 익스포저 등을 면밀히 분석하는 바텀-업 방식으로 옮겨갈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최근 은행권 사태는 펀더멘털에 대한 우려 없이도 급속히 시장 불안 심리로 파급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은행주식에 대한 공매도 제한, 예금자보호 한도 상향 등 불안심리를 제어할 제도적 해결책이 제시되지 않는 한 투자자들의 불안이 지속되면서 금융불안이 산발적으로 일어날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스마트폰 뱅킹 이용 확대 등 디지털화 진전으로 불안심리의 현실화가 과거에 비해 더욱 빠른 속도로 이뤄질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