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뉴욕=김상윤 특파원] 세계 최대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가 초고액 자산가를 제외한 일반 부유층 대상 투자자문 사업을 매각했다. 자산관리 사업의 확대를 꾀했던 데이비드 솔로몬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책임론이 일지 주목된다.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부유층 대상 투자자문 사업 부문을 미국 자산관리업체 크리에이티브 플래닝에 매각하기로 합의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2019년 투자자문업체 유나이티드 캐피털을 7억5000만달러(약 9900억원)에 인수해 수천만달러 넘게 예치하는 초고액 자산가 외에 100만달러 이상 일반 부유층까지 서비스를 확대하려 했지만,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하자 4년 만에 시장에서 철수했다.
| 세계 최대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솔로몬 최고경영자(CEO). (사진=AFP 제공) |
|
골드만삭스는 본래 강점이었던 초고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한 자산관리 서비스에만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골드만삭스의 자산관리 부문 책임자인 마크 나흐만은 성명에서 “이 거래를 통해 회사 마진을 높일 것”이라며 “초부유층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골드만삭스는 현재 1만6000명 이상의 초부유층 고객을 대상으로 1조달러를 관리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이번 결정은 시장지배적인 입지를 유지하고 있는 초고액 자산가 관리에 다시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매각 대금은 확인되지 않았으나, 차익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프리스의 대니얼 패넌 분석가는 “개인자산관리(PFM) 사업 일부를 팔면 자산관리 부문의 이익을 높이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실제 골드만삭스 주가는 이날 1.82% 올랐다.
다만 이번 결정으로 솔로몬 CEO에 대한 책임론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솔로몬 CEO는 2018년 취임 이후 자산가에 집중했던 사업 포트폴리오를 소매금융 분야로 넓히려는 전략을 펼쳐 왔으나, 번번이 실패하며 실적 악화를 초래했다. 2년 전 인수한 핀테크 업체 그린스카이의 매각을 추진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이로 인해 골드만삭스의 올해 2분기 순이익은 12억20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58% 급감했다. 월가 대형은행 중 거의 유일하게 ‘어닝 쇼크’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