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 중 게임? 노트북 이리 내"…디지털 교육 선진국, 결국

10년 전부터 학교 디지털화 정착한 핀란드
핀란드 학교 디지털화 제동
학업 성취도 악화에 일부 종이책 사용 흐름
학교 내 개인 휴대전화 금지 법안 마련 중
  • 등록 2024-09-13 오후 1:47:42

    수정 2024-09-13 오후 2:20:43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전 세계 교육계에서 모범 사례로 자주 언급되는 북유럽 핀란드에서 교실 내 디지털화에 대한 고민에 빠졌다. 종이책 대신 디지털 스크린에 집중했던 학생들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다.

6일 핀란드 리히매키의 포흐욜란린네 중학교에서 한 학생이 영어 수업 중 배낭의 내용물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로이터)


1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핀란드의 수도 헬싱키에서 북쪽으로 70㎞ 떨어진 인구 약 3만명의 리히매키의 중학교에서는 지난 10년간 디지털기기를 장려해왔지만, 이번 학기부터 펜과 종이를 다시 사용하는 색다른 시도에 나서기로 했다.

핀란드의 공교육 시스템은 수십 년간 좋은 성과를 거두며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고 있다. 최근 핀란드 내 많은 학교에서 이르면 11세부터 모든 학생에게 노트북을 무료로 제공하며 교실 내 디지털화에 앞장서왔다.

그러나 디지털 기기 사용으로 인해 많은 학생들이 산만함으로 불안해하고 집중하지 못하는 일들이 잦아지면서 다시 종이책과 펜을 사용하는 ‘옛날 방식’으로 되돌아가기로 한 것이다.

포흐욜란린네 중학교의 마이야 카우노넨 영어교사는 “요즘 젊은이들은 학교를 포함해 너무 많은 시간 동안 휴대전화와 디지털 기기를 사용한다”며 “학교가 아이들이 화면만 쳐다보는 곳이 되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학생들이 수업 중에 디지털 기기 사용 시 탭을 쉽게 전환해 수업이 아닌 게임이나 SNS에 몰두할 수 있는 문제도 있어 집중력 저해 요소로 꼽힌다.

그는 “대부분의 학생들은 가능한 한 빨리 연습 문제를 풀고 나서 게임을 하거나 소셜미디어(SNS)에서 채팅을 하곤 했다”며 “브라우저에서 탭을 바꾸는 것은 순식간이었고, 교사가 돌아와서 확인할 때면 문제를 풀고 있는 척을 할 수 있었다”고 수업 분위기를 전했다.

최근 몇 년간 핀란드 전역에서 아이들의 학습 성과가 점차 악화하는 추세를 보임에 따라 핀란드 정부는 디지털 기기의 사용이 학생들의 주의를 분산시키고 있다고 판단해 학교에 있는 동안 휴대전화와 같은 개인기기 사용을 금지하는 새로운 법안을 계획하고 있다.

새 법안으로 학생들이 수업 중 휴대전화와 같은 개인기기를 사용할 수 없도록 해 학습의 질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법안이 통과되면 핀란드의 학교에서는 수업 시간 동안 학생들이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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