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 서비스 부문에서도 뚜렷한 성과가 없는 데다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의 주가 조작 관련 사법 리스크도 현재 진행형이다. 전 산업에서 AI를 주축으로 사업재편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카카오의 청사진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가장 큰 악재로 꼽힌다.
카카오게임즈, 마케팅 비용 늘어나며 영업이익 급감
1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카카오의 2분기 매출액 컨센서스는 9일 기준 2조612억원으로 석 달 전(2억1363억원)보다 3.5% 하향 조정됐다. 영업이익도 1402억원으로 석 달 전(1569억원) 대비 10.6%나 낮아졌다. 증권가에서 예측하는 카카오의 2분기 실적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하향할 가능성이 커졌다.
|
콘텐츠 부문 중 카카오게임즈(293490)는 ‘오딘’의 2분기 월평균 국내 매출이 5위로 밀려난 상황에서 신작 ‘그랑사가 키우기’, 자회사 카카오VX의 신제품 출시 등에 따른 마케팅 비용으로 영업이익 급감이 예상되고 있다. 일본 디지털 만화 플랫폼 ‘픽코마’, 카카오웹툰 등은 경쟁사에 대응한 마케팅 비용이 증가하고 있다는 평가다. 그나마 플랫폼 부문에선 카카오톡 메시지 광고는 10% 이상의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경우 택시, 주차가 성장세를 견인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반기 이익의 초점은 캐시카우(Cash cow) 역할을 하는 톡비즈 등 광고 매출과 함께 자회사의 비용 통제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업이 부진한 자회사를 털어내는 등 몸집 축소가 예상된다.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카카오의 연결대상 회사 수는 173개에 달한다. 이마저도 작년 말 대비 2개 회사 줄어든 것이다. 이효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카카오가 자회사 SM의 컬처앤콘텐츠(C&C)·키이스트, 카카오게임즈의 카카오VX에 대해 매각 의사를 표시한 것은 다운사이징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카카오는 부인했지만 업계에서는 카카오게임즈 매각설이 돌고 있다.
오너리스크에 AI전략 부재
카카오가 미래의 가장 큰 성장동력인 AI부문에서 주춤한 것은 오너 리스크라는 지적이 많다. 9일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은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 주가 조작을 벌였다는 이유로 검찰 소환 조사를 받았다. 이를 주도한 혐의를 받는 배재현 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는 작년 11월 구속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만약 김 위원장이 벌금형 등 유죄를 받을 경우 인터넷은행 특례법에 따라 카카오뱅크 1대 주주의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 이런 경영 리스크를 우려해 올 3월 정신아 대표 체제로 바뀌었지만 아직까지 가시적인 변화나 성과는 없는 상황이다.
이에 카카오 주가는 작년 7월 SM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고 난 뒤 석 달 뒤쯤인 10월말께 주가가 장중 3만7300원까지 하락하며 신저가를 기록했다가 연초 6만1000원선까지 올랐으나 내리막길을 걸으며 올 들어서만 22% 넘게 하락했다. 이준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본업(플랫폼) 성장과 AI서비스의 가능성이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 주가를 가늠할 열쇠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네이버는 2분기 매출액이 에프앤가이드 컨센서스 기준으로 2조6495억원, 영업이익이 4339억원이 예상되고 있다. 컨센서스가 현실화되면 매출액 기준으로 사상 최대액이 예상된다. 매출액, 영업이익은 석 달 전(2조6383억원, 4264억원) 대비 상향 조정됐으나 한 달 전 컨센서스보다는 소폭 감소했다. 이지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2분기 영업이익은 나스닥에 자회사 웹툰 상장 관련 비용 발생으로 컨센서스를 하회한 4117억원이 예상된다”면서도 “검색플랫폼, 홈피드, 숏폼, 중국 커머스 광고 수혜 등이 예상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