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세계 최대 통신장비업체인 중국 화웨이가 플래그십 스마트폰 ‘메이트’ 시리즈 신제품을 깜짝 출시했다. 이 제품은 화웨이가 애플 아이폰과 경쟁하기 위해 준비해온 것으로, 애플이 다음달 12일 ‘아이폰15’ 공개를 확정한 데 따른 대응으로 풀이된다.
| 화웨이 스마트폰 메이트 60. (사진=화웨이) |
|
3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화웨이는 전날 오후 자사 공식 온라인 쇼핑몰에서 ‘메이트60’의 사전판매를 시작했다. 화웨이는 통상 메이트 시리즈를 애플이 아이폰을 출시하는 9~10월에 맞춰 출시해 왔는데, 이번 메이트60은 사전 예고 없이 깜짝 출시했다. 화웨이는 초기 물량은 모두 품절됐다고 전했다.
화웨이에 따르면 메이트60은 세계 최초로 위성 통화가 가능하며 IP68 등급의 방수·방진 기능을 지원한다. 화웨이가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 ‘판구’와 화웨이 최신 운영체제(OS) ‘하모니 4.0’을 탑재했으며, 배터리 용량은 4750mAh다. 6.82인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를 장착했고, 네 가지 색상으로 출시됐다. 용량은 256GB, 512GB, 1TB 세 가지를 지원하며, 512GB 모델의 가격은 6999위안(약 127만원)이다.
화웨이는 다만 메이트60이 5세대(5G)통신을 지원하는지 여부는 공개하지 않았다. 미국의 제재를 받고 있는 화웨이는 5G 칩을 수입하지 못해 2020년 이후 5G 스마트폰을 생산하지 못했다. 지난 4월에 출시한 스마트폰도 4세대 통신을 지원했다. 메이트60이 5G통신을 지원한다면 중국에서 최초로 자체 개발한 5G 스마트폰이 된다.
화웨이는 다음달 12일 중국 상하이에서 메이트60 정식 출시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애플이 미국에서 아이폰15를 공개하는 날과 같은 날이다. 정면 대결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는 한편 견제 의도도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화웨이는 올해 판매 목표량을 연초 3000만대로 설정했지만, 최근 4000만대로 높여 잡았다.
화웨이는 2020년 2분기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 1위를 기록했으나, 미국의 제재에 직격탄을 맞아 이듬해엔 점유율이 6위로 수직 하락했다. 중국 시장 점유율도 5위권 밖으로 밀려났다가 올 2분기 5위권 복귀에 성공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화웨이는 올 2분기 4G 스마트폰만으로 중국 스마트폰 점유율 13%를 차지, 전년 동기(7.3%) 대비 두 배 가까이 확대했다. 올 2분기 600달러(약 79만원) 이상 고가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화웨이는 애플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SCMP는 “화웨이가 스마트폰 사업 부활을 모색하는 가운데 9~10월 출시해오던 메이트 시리즈를 깜짝 출시해 정보기술(IT)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며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