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1000억원대 사기를 벌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가상화폐거래소 빗썸의 실소유주 이정훈 빗썸 전 의장이 2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정훈 전 빗썸홀딩스-빗썸코리아 의장이 지난해 1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은 뒤 법정을 나오고 있다. (사진=뉴시스) |
|
서울고법 형사5부(서승렬 안승훈 최문수 부장판사)는 18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이모 전 빗썸홀딩스·빗썸코리아 이사회 의장 항소심에서 원심과 같은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씨가 코인 상장 확약과 관련한 기망행위를 하지 않았다는 1심 판단은 타당하다”며 “일부 과장된 진술, 고지의무 위반 등 사정은 민사상 책임과 관련해 일부 고려될 수 있으나 계약 체결 자체를 형법상 처벌 대상인 사기로 보기엔 부족하다”고 밝혔다.
이 전 의장은 지난 2018년 김모 BK그룹 회장에게 빗썸 인수 및 공동경영을 제안하면서 가상화폐 ‘BXA토큰’을 빗썸에 상장시켜주겠다고 속여 계약금 명목으로 약 1억달러(당시 1120억원)를 받은 혐의를 받았다.
검찰은 이 전 의장이 ‘인수대금 중 일부를 지급하면 나머지 대금은 가상화폐를 발행·판매해 지급하면 된다’며 김 회장을 속인 것으로 봤다. 김씨는 이씨의 말을 믿고 BXA를 선판매해 얻은 대금을 빗썸 지분 매수자금으로 일부 사용했다. 하지만 BXA는 빗썸에 상장되지 않았고 김씨의 빗썸 인수도 무산됐다.
원심은 피해자 주장에 일관성이 없고 증거가 부족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1심은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전 의장이 BXA 코인 상장을 확약했다고 인정할 수 없고 피해자의 투자 경력과 가상화폐 지식도 상당해 피해자가 이 전 의장의 말만 믿고 코인이 상장돼 그 판매대금으로 인수대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착오에 빠질 정도로 지식이나 정보가 부족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