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티몬·위메프 전담수사팀(팀장 부장검사 이준동)은 5일 오전 서울 역삼동 큐텐 본사 사무실과 티몬, 위메프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단행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1일 서울 서초구 구영배 대표 자택을 비롯해 티몬과 위메프 등 관련 법인 사무실 7곳 등 총 10곳에 대한 대규모 압수수색을 벌인 바 있다. 이후 다음 날 곧바로 혐의 입증을 위해 큐텐테크놀로지 등 관계사에 대한 추가 압수수색을 벌였다. 3일째 압수수색은 재무·회계 자료 확보에 초점을 맞춰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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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의 수사 의뢰 이후 검찰의 수사가 속도를 내고 있다. 속도전 배경엔 티메프 미정산 사태의 ‘스모킹건’(직접적 증거)이 회계와 재무에 있다는 검찰 판단에서 비롯됐단 분석이 나온다. 검찰은 티메프 미정산 사태와 관련해 두 회사의 자금 관리를 담당한 이시준 큐텐 재무본부장을 지난 2일 소환하기도 했다.
검찰은 이번 사태를 두고 구 대표가 큐익스프레스의 나스닥 상장을 위해 티메프의 판매대금을 무리하게 가져다 쓴 게 원인이라고 보고 있다. 또 이를 위해 티몬과 위메프의 재무·개발기능을 의도적으로 박탈하고 큐텐으로 통합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검찰은 압수수색 영장에 글로벌 이커머스 ‘위시’ 인수를 위해 티메프의 판매대금 400억원을 가져다 쓴 것을 ‘횡령’으로 적시했다.
문제는 류광진 티몬 대표이사와 류화현 위메프 대표이사를 이번 티메프 사태의 공범으로 볼 수 있을지 여부다. 이들은 티메프의 재무 상태에 대해서 알지 못했다며 구 대표와 선을 긋고 있다. 실제 류광진 대표는 지난 2일 서울회생법원에서 열린 티메프 관련 심문기일에 참석하기 전 취재진에게 “현재까지 자금 흐름이나 이런 것들에 대해 제대로 공유받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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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찰청 검찰연구관 등을 지낸 김웅 법무법인 남당 변호사는 “티메프가 대규모 프로모션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결국 대표이사의 결제가 있어야 할 텐데 이 프로모션은 단기 자금 마련을 위한 목적이 분명해 보인다”며 “아무리 재무 기능이 박탈됐다고 해도 대표이사로서 자금 경색을 몰랐단 건 납득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설명했다.
구영배 “티메프 사태, 투자 따른 불가피한 일” 강조할 듯
구 대표가 지난달 30일 국회 현안 질의에서 “이 문제는 어떤 사기나 의도를 가지고 했다기보다 지속적으로 이뤄졌다. 십 수년간 누적된 행태였다”고 해명한 것은 이런 맥락에서 고의성을 부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법조계 관계자는 “구 대표 등은 고의성을 배척하는 데 총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검찰 수사는 이들이 티메프의 재무 상태를 알고서도 고의적으로 미정산 사태를 야기했단 걸 입증하는 데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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