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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미중 패권 전쟁, 이민자, 북핵 문제 등. 전 세계가 트럼프의 입과 행보에 다시 주목하고 있다.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트럼프가 자국의 이익을 위해 동맹국에 대해서도 천문학적인 청구서를 내밀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정부와 국내 기업들도 ‘비상모드’에 돌입했다.
“트럼프 2기는 1기와 무엇이 다를까?”, “한국에 미칠 영향은?” 출판계도 서둘러 이 질문에 답하는 책들을 내놓고 있다. 트럼프 재집권을 맞아 2기 정부의 현주소와 정책을 진단하고, 우리의 대책은 물론 그의 개인 기질까지 두루 살핀 책들이다.
일찍이 트럼프 당선을 예견해 온 박종훈 저자의 신간 ‘트럼프 2.0 시대’(글로퍼스)는 현재 물량이 동난 상태다. 12일 이날 오후부터 오프라인 매장에 풀릴 예정이다. 이 책은 6일 판매를 시작한 뒤 하루 만에 예스24 경제경영 분야 베스트셀러 1위(종합 7위)에 올랐고, 이날 기준 순위를 수성 중이다.
출판사 한 관계자는 “트럼프 당선 확정일 책이 나왔다는 것은 집필 기간까지 고려하면 적어도 저자가 8월 이전부터 트럼프 당선을 확신했다는 것”이라며 “앞선 예견과 인기 유튜버인 것을 감안하더라도 초기 반응이 고무적이다. 트럼프 2기 정부의 통상정책 불확실성 등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저자 박종훈 지식경제연구소장은 KBS 경제부 기자 출신으로, 구독자 약 43만명을 보유한 경제전문 유튜버다. 박 소장은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트럼프의 당선을 예견한 데 대해 “해리스의 승리를 예측한 일련의 여론조사(설문)를 살펴본 결과, 트럼프에 불리한 질문이 너무 많았다. 이른바 ‘샤이 트럼프’를 끌어낼 만한 질문이 없었다”면서 “이런 설문들을 제외한 여러 통계 자료를 토대로 분석해 보니 트럼프는 단 한번도 진 적이 없었다”고 했다. 이어 그는 “서점 사이트에 올라온 책 리뷰를 보면 ‘당선은 맞혔는데 절판은 못 맞췄네’라는 댓글이 달렸더라”고 웃으며 “초판 절판 뒤 주말 증쇄에 들어가 이번 주 최대 3만 부 물량을 찍기로 했다. 매장에 곧 풀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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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출간한 ‘트럼프 코리아’(사회평론)는 미국 대통령으로서 트럼프가 미칠 영향을 그의 말을 통해 가늠해 본 책이다. 그가 지난 1년여간 선거 유세와 방송을 통해 내뱉은 말을 주로 담았다.
책에 따르면 트럼프에게 한국은 “머니 머신”(money machine, 현금인출기·경제강국)이다. 충분한 방위비를 낼 만한 경제력을 갖추고 있지만, 그만큼의 방위비를 내지 않는 국가라는 것이다. 동맹의 방위비를 미국이 아닌 자국이 부담해야 한다는 건 트럼프의 오랜 신념이다. 2기 트럼프 정권하에서 방위비 분담금 재협상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책의 저자는 지적한다. 트럼프는 지난 5월 뉴저지주 와일드우드 유세에서 “한국은 엄청난 돈을 벌고 있다. 그들은 우리의 조선산업과 컴퓨터 산업을 가져가고, 다른 많은 산업을 장악하면서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했다.
트럼프는 또 바이든 대통령이 추진한 ‘전기차 의무화 정책’도 취임 첫날 폐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기차가 너무 비싸고, 주행거리가 짧으며 대부분 중국에서 만들어지는 점을 비판했다. 전기차를 주력 수출품으로 여기는 국내 자동차 업계에는 악재가 될 가능성이 있다.
이밖에 미국 대선에 발맞춰 다양한 신간이 등장하고 있다. ‘트럼프 2.0 또 다른 미국’, ‘트럼프 청구서’ 등이 그것이다. 백악관 출입기자가 쓴 ‘트럼프 청구서’(어티피컬)는 추측과 소음을 걷어내고, 워싱턴 중심에서 판을 짜는 전략가들의 목소리를 객관적으로 전달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주한미군 철수론, 한국 자체 핵무장, 북미회담 가능성, 미중갈등 등 앞으로 쟁점이 될 구체적인 사안들을 다룬다.
‘원더풀 랜드’(밝은세상)은 베스트셀러 ‘빅 픽처’의 작가 더글라스 케네디의 신작 장편소설이다. 첨예한 좌우갈등을 겪던 미국이 2036년 좌파 기반의 연방공화국과 우파 기반의 공화국연맹 두 나라로 분리됐다는 설정의 소설이다. 분리된 각 나라 정보기관 요원인 이복 자매가 서로 총구를 겨누는 첩보전으로, 미국판 ‘쉬리’다.
서점가 관계자는 “미국 대선 시기에 맞춰 책 출간을 준비한 출판사들이 많은 만큼, 앞으로도 다양한 관련 신간이 쏟아져 나올 것”이라며 “한국 사회는 물론 경제, 증시 등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독자들의 반응도 이어질 것 같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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