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K-방산의 ‘큰 손’으로 떠오른 폴란드가 잠수함 도입 사업을 본격화하면서 국내 업체들이 잠수함 수출 가능성을 적극 타진하는 모양새다. 폴란드 국방부가 유럽 외 다른 국가의 잠수함 도입 가능성을 내비친 바 있어 지상과 공중 무기체계에 이어 해양 무기체계도 수출에 성공할지 이목이 쏠린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에 잠수함 수출 경험이 있는 한화오션이 9월 5~8일 폴란드 최대 규모의 국제 방산전시회(MSPO)에 참가해 3000톤(t)급 잠수함 모형을 전시한다. 유럽 3대 방산전시회로 알려진 MSPO를 통해 현지 시장 분위기를 파악하고 수출 가능성을 모색한다는 구상이다. HD현대중공업은 부스 참가는 아니지만 전시회장에 인력을 파견해 자사 잠수함 기술을 홍보한다는 계획이다.
잠수함의 경우 주요 장비들은 국방과학연구소(ADD) 기술을 기반으로 돼 있고 업체들이 나눠서 양산하고 있는 구조라 수출시 군 당국의 지원이 필요하다. 세계 18개국에 170여 척을 수출한 잠수함 강국 독일 등 유럽 국가들과 경쟁해야 하기 때문에 방위사업청 중심으로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 등이 참여하는 ‘팀 쉽’(Team Ship)을 꾸려 수주전에 참가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월 경상남도 창원시 해군 진해기지에서 국내 최초로 독자 설계·건조 및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탑재한 3000t급 잠수함 도산안창호함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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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PAP통신과 더퍼스트뉴스(TFN)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신규 잠수함 도입 사업에 한국 업체와 스페인, 프랑스, 독일, 영국 등 11개 사가 참여 의사를 밝힌 것으로 보인다. 이들이 입찰 참가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보도됐지만, 국내 업체들은 아직 사업 발주 전으로 정식 신청서를 제출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마리우시 브와슈차크 폴란드 부총리 겸 국방부 장관은 지난달 잠수함 수입을 위한 ‘오르카’ 프로그램을 올해 시작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폴란드가 제시한 조건은 수중에서 고속으로 장기간 은밀하게 기동할 수 있고, 어뢰 및 정밀 타격 순항미사일 운용 가능 잠수함이다. 이에 따라 국산 모델로는 도산안창호함급이 대상이 될 전망이다.
폴란드는 잠수함 구매와 함께 기술 이전도 희망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폴란드는 22억5000만 유로(한화 약 3조2559억 원)를 투입해 3~4척 도입을 추진한다. 폴란드 해군은 현재 지난 1980년대 구소련에서 도입한 잠수함 1척과 2002년부터 노르웨이로부터 도입한 코벤급 소형 잠수함 2척을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