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에서는 트럼프의 재선과 동시에 공화당이 상원·하원을 동시에 ‘싹쓸이’할 경우 유세기간 공약한 대규모 관세부과 정책은 보다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의 대통령은 무역적자 규모와 미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국제비상경제권법(IEEPA)과 1974년에 마련된 무역법 제122조 등 법률에 따라 일방적으로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다. 대통령 권한으로 과세를 부과할 수도 있지만, 만약 공화당이 상·하원을 모두 가져갈 경우 세법 개정을 통해 보다 강하게 관세를 상향시킬 가능성도 있다.
경제학자들은 대규모 관세가 부과될 경우 수입물가가 오르고, 인플레이션이 다시 재발하면서 연방준비제도의 금리인하가 더뎌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국채금리는 계속 치솟고, 달러 역시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예상이다.
모넥스의 외환 트레이더인 헬렌 기븐은 “내년은 물론 2026년까지 상당한 달러 강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며 “트럼프는 대규모 지출을 지양하면서 대외 무역정책은 상당히 보호주의적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
JP모건체이스는 공식적인 관세 발표가 없더라도 트럼프 당선에 따른 충격만으로도 달러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미라 찬단 JP모건 전략가는 “트럼프 정책 시행시기가 불투명하기 때문에 달러화 경로가 일직선으로 갈 것 같지 않지만, 향후 몇달간 달러가 7%까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이어 “이렇게 되면 유로화는 달러와 동등해질 것”이라고 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이날 한때 1유로당 1.0595달러(유로화 약세)까지 떨어져 지난해 11월 이후 최저치를 찍었다.
골드만삭스 역시 트럼프의 공약이 달러 강세를 부추길 것이라고 언급했다. 카막샤 트레베디 골드만 전략가는 “달러 랠리가 지속하는 데 방해가 될 수 있는 요인은 거의 없다”면서 “트럼프의 정책 의제 외에도 경제 모멘텀이 다시 달러화를 강세로 돌아서게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달러화 강세 여부는 다른 국가의 대응 조치에 따라 상승폭은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