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참여 없이는…” 원점 돌아간 대환대출 플랫폼(종합)

가계부채 중점과제 떠오르며 우선순위 밀려
은행-빅테크ㆍ핀테크 간 지속된 갈등도 요인
은행 "예상된 결과"...당국 내부서도 우려 나와
  • 등록 2021-09-02 오후 4:13:12

    수정 2021-09-02 오후 4:13:12

[이데일리 전선형 노희준 기자] 말 많고 탈 많던 ‘대환대출 플랫폼’이 결국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가계대출 문제가 금융당국의 중점과제로 떠오르면서 우선순위에서 밀린데다, 대출을 가장 많이 취급하고 있는 은행들이 적극적인 참여의사를 보이지 않으면서 ‘반쪽짜리 성공이 될 것’이란 회의적 의견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이 애초 예정됐던 10월 플랫폼 출시는 사실상 어렵게 됐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2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신한금융지주 창립 20주년 기념 세계경제연구원-신한금융그룹 국제콘퍼런스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고승범 “무기한 연장, 원점 재검토”

2일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서울 롯데호텔에서 세계경제연구원과 신한금융그룹이 개최한 국제컨퍼런스에 참석하기 직전 기자들과 만나 “(대환대출은)계속 검토할 이슈이고 (출범)기한은 구애받지 않겠다”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충분히 협의해서 일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올 초 금융당국은 오는 10월을 목표로 금리가 싼 대출로 손쉽게 갈아타기를 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을 내놓을 계획을 세웠다. 현재 대출 갈아타기를 하려면 개인이 각 금융회사별로 금리를 비교한 뒤 지점에 직접 방문해야 하는 등 불편함이 있어 이를 줄이고자 하는 취지에서다. 금융당국은 금융결제원을 통해 대환대출 플랫폼을 만든 뒤 토스 등 빅테크ㆍ핀테크사가 운영하는 대출금리 비교 시스템을 연계해 소비자들이 지점을 가지 않고도 한 번에 ‘금리비교’와 ‘대출 갈아타기’를 할 수 있도록 할 구상을 세웠다.

하지만 추진과정 속에서 금융사와 빅테크ㆍ핀테크사의 의견이 갈리면서 문제가 생겼다. 금융당국은 현재 만들어져 있는 빅테크ㆍ핀테크사의 대출금리 비교시스템을 활용하려 했는데, 기존 금융사들이 수수료 문제와 빅테크 종속을 우려하며 반대 의사 표시를 내비쳤기 때문이다. 특히 대출 취급규모가 큰 은행권은 적극적인 반대 의사를 보였다. 빅테크ㆍ핀테크사 시스템을 쓰면서 수수료를 주면 비용이 올라가 결국 소비자들의 대출금리 등이 인상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결국 은행들은 플랫폼에 참여하더라도 독자적인 대출금리 비교 시스템을 만들어 참여하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은행들은 독자적인 대출금리 비교 시스템 올해 안에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금융당국의 대환대출 플랫폼 출범이 지연되더라도 일정대로 개발해 연말 오픈하겠다는 의지다.

은행권 “대출 경쟁 결국 가계대출 증액 이어질 것”

현재 금융사들은 금융당국의 ‘대환대출 플랫폼 재검토’란 입장변화에 대해 ‘예상된 결과’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추진 당시부터 금융권과 빅테크ㆍ핀테크 간 이견이 갈리면서 잡음이 있었는데, 최근 가계부채 증가 우려까지 겹치면서 우선순위에서 멀어졌다는 것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대환대출 플랫폼의 취지가 낮은 금리로 갈아탈 수 있게 하는 것이지만, 결국 금리와 함께 한도를 늘려주는 ‘증액대환’ 경쟁으로 가게 될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기존에 1000만원을 받았던 차주가, 같은 금리라도 1500만원 한도를 해주는 금융사로 옮겨가게 된다. 결국 가계대출은 더욱 늘어나게 되고, 금융당국이 추진하는 가계대출 규제 방안과는 반대로 가게 되는 꼴”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 내에서도 대출 증가에 대한 우려가 일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금융당국은 가계대출 증가폭을 막기 위해 금융사들을 대상으로 강도 높은 대책을 쏟아내고 있다. 강화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와 함께 최근엔 은행을 비롯해 2금융권에도 신용대출을 연봉 이내로 축소하도록 지시했다.

또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현재 금융당국의 전면 재검토 얘기가 나왔지만, 아직 어떤 것으로 의논할지 정해진 것이 없다”며 “큰 틀에서는 플랫폼 출범이라는 대제는 변하지 않을 것 같고 다만, 그간 금융사들이 우려한 사안들에 대해 의견을 적극 반영해주길 바랄 뿐”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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