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5년 롯데백화점 방문한 북한 반응 담긴 당시 문서보니

남북적십자 회담 및 첫 이산가족 상봉 관련 문서 공개
1984년 수재 물자 인도·인수 계기 회담 진행
1985년 역사적 첫 번째 이산가족 상봉 성사
북측, 명동 지하상가 및 롯데백화점 방문
  • 등록 2024-07-02 오후 2:22:22

    수정 2024-07-02 오후 2:51:32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1985년 남북한이 남북적십자 회담을 통해서 여러차례 실무회담을 진행하고, 역사적인 첫 이산가족 상봉을 하게됐던 당시의 문서가 공개됐다.

1985년 12월 북한기자들이 명동관광을 하고 있다.(사진=한국정책방문원)
통일부는 1981년 1월부터 1987년 5월까지 인도주의 협력과 체육분야 남북회담문서 1693쪽을 2일 일반에 공개했다. 2022~2023년 총 네 차례에 이어 이번이 다섯번째 남북회담문서 공개다.

공개 문서에는 △민족화합민주통일방안 발표(1982.1) △전두환 대통령 암살을 기도한 버마 아웅산 묘소 폭발사건(1983.10) 및 북한의 3자회담 제의(1984.1) △남북한 체육회담(1984.4~5) △남북한 수재물자 인도·인수(1984.9~10) △제8~10차 남북적십자회담(1985.5∼12) △남북 이산가족 고향방문 및 예술공연단 교환(1985.9) 진행 과정과 회의록이 포함됐다.

1984년 수재물자 인도·인수를 계기로 적십자 본회담이 진행됐고, 1985년 역사적인 첫번째 이산가족 상봉이 진행됐다. 당시 남북은 ‘이산가족 고향방문과 예술공연단 교환방문(남측 합의문 제목)’이라는 내용으로 인적 교류를 했다. 또 10차 남북적십자회담 등을 하며 남북의 교류가 활기를 찾던 시기였다.

10차 남북적십자회담 당시 북한의 기자 50여명은 도보로 명동지하상가와 롯데백화점 등을 관광했다. 이를 두고 북측은 “명동거리에 이르니 거기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는지 뚫고 나가기 힘들 정도였다”고 당시 수많은 인파가 몰렸던 명동에 대해 평양방송을 통해 밝혔다.

이어 북측은 “담배를 꺼내서 남조선 두 노인에게 평양에서 가져온 담배이니 피우라고 권했다. 노인들은 대단히 기뻐하며 담배를 받아 들었다 옆에 있던 청년들도 평양담배를 피워 보자고 몰려 들었다”며 “이때 거리에서 대기하고 있던 정체 모를 사나이들이 달려와 그들을 밀치며 막아 나섰다”고 남측이 접촉을 방해했다고 했다.

1985년 12월 북한기자들이 롯데백화점을 관광하고 있다.(사진=한국정책방문원)
또 북측은 “이러한 일은 롯데백화점에서도 있었다”며 “우리가 남조선 주민들을 만나는 것을 그들은 왜 두려워 하는가 그것은 불을 보듯 명백하다”고 북측의 체제 우월성 등을 선전했다.

이산가족 상봉 등을 계기로 북한 사람들이 남한에 왔지만 공식적으로 롯데백화점에 방문한 것은 그때가 처음으로 추정된다. 북측은 같은 해 이산가족 상봉 당시에는 “우리측의 참관지 선정문제와 관련 롯데백화점 쇼핑을 피하는 대신 고궁, 공연 영화관람을 요청했다”고 문서에서 밝히고 있다. 당시 북한 측에서는 한국의 발전된 상황을 보는 것을 막기 위해 백화점 관광 등을 거부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일본 아사히신문은 “북한 기자단이 시내 백화점을 견학한 것은 72년 남북대화이래 13년만으로 이번에 서울에 온 북한 기자들은 과거 동행기자들과 달리 전혀 다른 적극자세를 보여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고 보도했다.

반면 북측은 “백화점에 무엇하러 가겠는가, 63층(63빌딩)에 올라가서 서울시내를 보나 쉐라톤에서 서울 시내를 보나 같지 않겠는가”라며 “그러나 상대측의 안내를 존중해야 되지 않겠는가 하고 수긍(설복)한다”고 어쩔 수 없이 남측의 프로그램을 따른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산가족 상봉 당시에는 남측에서 하얏트호텔 공연, 삼성전자 관광, 삼원가든 석식, 63빌딩 및 서울대공원 관광, 자연농원 관광 등 코스를 준비한 바 있다.

1985년 제10차 북남적십자회담 당시 동행했던 북한 기자들의 관광 일정표(사진=통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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