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오뚜기(007310)가 창사 이래 처음으로 해외매출 비중이 10%를 돌파했다. 사측은 현지 맞춤형 제품을 지속적으로 개발·출시해 해외매출 비중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베트남·미국 덕에’…
23일 업계에 따르면 오뚜기의 지난해 해외매출액은 3264억원으로 전년동기(2736억원) 대비 19.2% 증가했다. 작년 전체 매출(3조1833억원)의 10.3% 수준이다. 오뚜기의 해외매출 비중은 2016년 9.1%를 기록한 후 8% 후반대에 머물렀지만 2020년 9.3%, 2021년 9.9% 등으로 지속 증가했다.
| 함영준 오뚜기 회장(사진=오뚜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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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사업은 함영준 오뚜기 회장의 오랜 숙원사업이다. 오뚜기는 해외 시장 공략을 강화해 ‘내수기업’ 이미지를 벗고 ‘글로벌 식품기업’으로 본격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베트남 법인의 성장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베트남 법인의 매출은 전년대비 43% 늘어난 646억원이다. 오뚜기는 2010년 베트남 빈증 미푹공단에 공장을 만들고 식초, 토마토케찹, 골드마요네스, 허니머스타드, 소스류, 드레싱류 등을 생산하면서 베트남에 본격 진출했다. 이후 2015년 하노이 인근 박닌에 라면공장을 준공하면서 매출이 가파르게 증가했다.
특히 베트남 1020세대를 중심으로 ‘K라면’ 열풍이 불면서 진라면, 진짜장, 북경짜장 등이 매출을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단종됐던 보들보들 치즈라면이 베트남에서는 큰 인기를 얻었다. 베트남은 2021년 한국을 제치고 연간 1인당 라면소비량이 가장 많은 것도 오뚜기에게 호재로 작용했다.
K콘텐츠 인기까지 더해지면서 베트남 내 한국 라면 소비는 당분간 성장할 전망이다.
오뚜기 미국 법인은 작년 매출액이 전년대비 39% 성장한 922억원을 달성했다. 방탄소년단 진을 진라면 모델로 발탁하고 북미 등 글로벌 시장을 공략한 덕분에 매출이 급증했다. 방탄소년단의 팬들은 아마존 온라인스토어 등을 통해 주문하는 방법을 인증하기도 했다. 오뚜기는 북미서 영토를 확장하기 위해 작년 캘리포니아주 남부 온타리오에 5600만달러(732억원)를 투자해 물류센터를 인수했다. 전용 물류센터를 통해 카레, 라면, 소스, 식품류 등의 제품 수출을 늘릴 예정이다.
| 오뚜기 베트남 면류 주요 제품(사진=오뚜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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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베트남 외에 뉴질랜드 법인은 전년 대비 8% 신장한 매출 206억원, 당면을 생산하는 중국 강소 태동식품유한공사는 17% 늘어난 190억원, 냉동가공 식품을 생산하는 중구 강소 부도옹식품유한공사는 12% 증가한 105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오뚜기는 현재 미주, 아시아, 오세아니아, 아프리카 등 세계 70여 개국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앞으로 베트남, 미국을 해외거점으로 삼아 해외매출을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경쟁사인
삼양식품(003230)은 해외매출 비중이 60%대,
농심(004370)은 30%대에 이르는만큼 인만큼 해외 진출을 가속화 한다면 매출 성장 잠재력은 큰 상황이다.
오뚜기 관계자는 “동남아와 중화권을 중심으로 대형 유통채널 및 로컬마켓의 입점이 늘고 있다”며 “유럽과 오세아니아, 중앙아시아 지역에서는 소비 트렌드를 반영한 마케팅 활동을 적극 전개하며 입지를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