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는 7일 미국 국무부와 함께 그랜드하얏트서울에서 열린 ‘제7차 한미 민관합동 경제포럼’을 개최하고 한미 양국이 배터리, 전기차 등 첨단산업에서 공동의 이익을 추구할 수 있을지에 대해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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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실장은 “중국을 배제한 미국 중심의 신산업과 신기술 공급망 정책은 우리 기업을 힘들게 한다”며 “미국이 급하게 정책을 내놓을때 실제로 피해는 동맹국 기업이 있는 경우가 자주 생긴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이 중국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는 시그널을 보내면 한국 기업이 착각할 수 있고 투자를 하게 되며 이것은 고스란히 매몰비용이 된다”며 “IRA(인플레이션감축법)나 하이테크 부문 정책을 일관되게 꾸준히 밀고 나가야 한다. 동맹국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미국이 글로벌 공급망을 세세히 살피는 노력을 하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배터리 생산업체인 SK온과 포스코퓨처엠은 공급망 다변화를 위해 노력하지만 단시일에 이뤄낼수 없는 현실적인 어려움을 토로했다.
김동현 SK온 CR팀장은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재료인 흑연과 코발트는 특정국가 의존도가 매우 높다”며 “인도네시아와 새만금에 합작투자를 통해서 니켈 공급망 다변화를 하고 있고, 흑연도 협업을 강화하고 있지만 공급망 다변화는 1년만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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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배터리 산업은 이제 태동기인데 한국과 미국은 독보적인 위치에 있다”며 “양국이 단순 공급망 협력을 넘어 지속가능한 소싱을 할 수 있을지 모색하면 좋겠다”고 했다.
미국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음극재에 들어가는 흑연 채굴량 130t 가운데 65.4%(85만t)를 차지했다. 중국에서 정제되는 흑연 비중은 90%가 넘는다. 중국은 지난 1일부터 흑연의 수출 통제를 단행해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긴장하고 있다. 전세계 코발트 생산량의 70%를 쥐고 있는 콩고민주공화국의 경우도 중국 자본이 장악하고 있으며, 인도네시아의 니켈 산업에도 중국 자본이 다수 투입돼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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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동 외교부 양제경제외교국장은 “한미 양국은 중요한 경제안보 분야의 파트너로서 양국 투자 공급망의 안전성을 높이는 협력을 하고 있다”며 “공급망 위기를 조기에 탐지하고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조기 경비 시스템을 운영하는데 합의했고, 양국 재외공관 연계를 위한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이 주도하고 한국이 참여하고 있는 IPEF(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에서 최초의 공급망 협정을 체결했다”며 “특정 광물에 있어 특정 국가 의존도를 낮추는 공급망 다변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동조 현대차그룹 전략기획실 상무는 “현대차는 작년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방한했을때 대미 투자 130억달러를 약속했다. 이중 80억달러는 전기차 공장 건설에 투입되고, 50억달러는 신기술 투자에 들어간다”며 “배터리는 미국 현지에 JV(조인트벤처) 형태로 합작 투자를 진행하고, 반도체 또한 미국과 유럽연합(EU)에서 조달하기 때문에 공급망 개편이 어렵지는 않다”고 배터리 업체와는 다른 입장을 소개했다.
이어 그는 “투자하는 입장에서 정부의 일관성있고 예측가능성 있는 정책이 중요하다”며 “미국이 대외 상황 악화 등으로 인해 갑작스런 정책이 도입되는 것을 지양해주셨으면 한다. 정책을 도입하더라도 시간적 여유를 준다면 기업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강재권 경제외교조정관은 “한미 양국의 협력 지평이 확대되면서 배터리, 반도체 공급망 협약 등 모든 것을 아우르고 있다”며 “지난 10년간 큰 성과를 낸 FTA(자유무역협정)처럼 민관이 활발한 소통을 한다면 한미 경제 동맹이 미래로 나갈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