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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지난 7월 ‘해외 불법방송 송출업체가 A사로부터 수입하는 셋톱박스에 디도스 공격 기능이 탑재된 것으로 의심된다’는 인터폴의 첩보를 입수했다. 해당 장비를 분석한 결과, 갱신(업데이트) 과정 중 디도스 공격 기능이 추가 설치되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A사의 셋톱박스는 한국에서 유통이 안 돼 유럽에서 유통되는 중고 셋톱박스를 구입해 분석해보니 실제로 디도스 공격 기능이 확인됐다”며 “이런 점을 토대로 해당 업체를 압수수색했으며, 자체 개발한 프로그램 소스 코드 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A사는 C사에 수출한 24만 대에 대해 2019년 1월부터 2024년 9월까지 ‘펌웨어 업데이트’ 형태로 악성프로그램을 유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중 2019년 3월부터 2021년 11월까지 수출한 9만 8000대에는 제품 출하 시부터 악성프로그램을 탑재했다.
경찰은 해외 고객사의 국적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C사는 여러 국가에서 넷플릭스와 유럽 축구 리그 경기 등 유료 콘텐츠를 불법 송출해온 것으로 파악된다. 경찰 관계자는 “인터폴·해당 국가와 공조 중이며, 해외 업체가 유럽과 북아프리카 등 여러 나라에다 방송을 송출했다”며 “실제 (디도스) 공격이 이뤄졌는지와 저작권 문제 등은 국제 공조를 통해 C사에 대한 수사를 확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A사는 연매출 300억원이 넘는 코스닥 상장사로 알려졌다.
경찰은 C사 관계자 외국인 1명에 대해서도 지명수배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검거하지 못한 해외업체 관계자에 대해 국제공조 수사를 진행하는 한편, 인터폴 등 국제기구와 공조해 우리나라의 위상을 실추시키는 국제적 사이버 범죄행위에 엄정히 대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