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머스크에 틱톡 매각 검토"…미·중 화해 물꼬 트나

블룸버그통신 복수 소식통 인용해 보도
"여러 선택지 중 엑스에 매각…공동경영"
"관세·수출통제 협상하면서 틱톡도 논의"
  • 등록 2025-01-14 오후 1:15:15

    수정 2025-01-14 오후 6:56:57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중국 당국이 중국 동영상 플랫폼 틱톡의 미국 내 금지령을 막지 못할 경우 틱톡의 미국 사업을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실세로 떠오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게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국기와 틱톡 로고가 보인다. (사진=로이터)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복수의 익명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내에서 이른바 ‘틱톡 금지법’이 시행될 경우를 대비해 중국 당국이 이러한 방안을 선택지로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4월 미 의회를 통과한 틱톡 금지법은 국가안보 등을 이유로 바이트댄스가 틱톡의 미국 사업권을 미국 기업에 매각하지 않으면 오는 19일부터 미국에서 틱톡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바이트댄스는 현재 미 연방대법원에 법 시행을 중단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했지만 인용 가능성이 작다는 평가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20일 취임 후 틱톡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대법원에 금지 기한을 미뤄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중국 당국은 틱톡이 중국 기업의 소유로 남아 있기를 강력히 원하고 있지만, 지난 10일 열린 변론에서 미 대법관들은 해당 법안을 지지할 가능성을 시사하는 등 해당 법이 철회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이에 중국 고위 당국자들은 트럼프 2기 행정부와 협력 방안을 논의하며 그 중 하나로 머스크 CEO와 거래 가능성을 검토하기 시작했다는 게 소식통들의 설명이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당선인의 측근인 머스크 CEO와의 거래는 중국 당국에 매력적인 선택지로 평가된다고 짚었다. 머스크 CEO는 트럼프 재선 캠페인에서 2억5000만 달러 이상을 기부하며 트럼프 당선인의 대선 승리의 일등 공신으로 꼽힌다. 그는 미국 정부 구조조정을 위해 신설된 정부효율부(DOGE)를 이끌 예정이다.

특히 트럼프 2기 행정부에 대중국 강경파가 포진한 상황에서 중국에 테슬라 생산 공장을 둔 머스크 CEO는 양국 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치에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미·중 화해’ 차원에서 틱톡 매각에 접근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중국 당국은 트럼프 행정부와 관세 및 수출 통제와 같은 문제에 대해 협상하면서 틱톡 문제를 협력의 일환으로 간주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2024년 11월 19일 미국 텍사스주 브라운스빌에서 스페이스X 스타십 로켓의 여섯 번째 시험 비행 발사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로이터)


중국 당국에서 논의된 시나리오 중 하나는 머스크 CEO 소유의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가 틱톡의 미국 사업부를 인수해 양측이 공동 경영하는 방안이다. 미국에서 1억7000만명 이상의 사용자를 보유한 틱톡은 엑스의 광고 유치에 기여할 수 있고 머스크 CEO가 설립한 인공지능(AI) 업체 xAI도 틱톡에 축적된 방대한 데이터를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

중국 당국은 틱톡의 운명이 바이트댄스의 통제 하에만 있지 않을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자국 기업의 소프트웨어 알고리즘 해외 매각을 막고 있으며, 틱톡이 추천 엔진 등을 매각하려면 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다만 소식통들은 중국 당국이 아직 결론을 내리지 않았으며, 논의가 초기 단계에 있다고 전했다. 바이트댄스 측이 해당 논의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 틱톡과 머스크 CEO가 거래 조건을 논의했는지도 불분명하다고 덧붙였다.

틱톡 미국 사업부의 가치는 400억~500억 달러(약 58조∼73조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머스크 CEO가 세계 최고 갑부이기는 하지만 이 자금을 어떻게 조달할 수 있을지도 문제라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머스크 CEO는 2022년 440억 달러(약 64조원)를 들여 트위터를 인수했으며 여전히 상당한 규모의 대출이 남아 있어 이러한 대규모 거래를 어떻게 성사시킬 수 있을지는 불확실한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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