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통신은 26일(현지시간)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를 인용해 “보쉬가 세탁기, 건조기 등 생활가전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월풀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며 “보쉬는 시가총액이 48억달러(6조7000억원)에 달하는 월풀의 인수 가능성에 대해 논의해 왔다”고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제안이 성사될지 확신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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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쉬는 독일을 대표하는 종합 기술기업이다. 세계 최대의 자동차부품 사업으로 잘 알려져 있고, 전동공구와 생활가전 사업 역시 유명하다. 보쉬는 유럽 내 1위인 대형가전제품 사업부를 더 성장시키는 방안을 검토하는 상황에서 월풀을 유력 후보자로 보고 인수를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통해 삼성전자, LG전자, 중국 하이얼 등과 본격 경쟁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로이터는 “보쉬가 월풀을 인수하면 아시아 기업들과 시장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역량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슈테판 하루퉁 보쉬 회장이 최근 한 인터뷰에서 새로운 사업 진출을 시사하면서 대규모 인수합병(M&A)을 거론한 점 역시 월풀 인수 가능성을 높이는 대목이다.
주목할 점은 한국 업체들에 미칠 여파다. 일부에서는 두 회사간 인수가 현실화하면 가전시장 경쟁이 완화해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에 긍정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이번 M&A 논의는 두 회사간 시너지를 떠나 글로벌 가전산업의 통합 논의가 시작됐다는 점에서 경쟁 완화의 시작점으로 인식될 전망”이라고 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랙라인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생활가전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21%의 매출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LG전자(19%), GE(18%), 월풀 (15%) 등이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