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보쉬, 美 월풀 인수 검토중"…삼성·LG 가전 여파는(종합)

로이터 "보쉬, 가전 경쟁력 강화 위해 월풀 인수 검토"
가전시장 경쟁 완화 시작점…"삼성·LG 가전에 긍정적"
  • 등록 2024-06-27 오후 3:42:00

    수정 2024-06-27 오후 3:42:00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뉴욕=김상윤 특파원] 독일의 종합 엔지니어링그룹 보쉬가 미국 백색가전의 상징과 같은 월풀을 전격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생활가전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포석으로 읽힌다. 경쟁사인 삼성전자, LG전자에 어떤 여파를 미칠지 관심이 모아진다.

로이터통신은 26일(현지시간)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를 인용해 “보쉬가 세탁기, 건조기 등 생활가전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월풀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며 “보쉬는 시가총액이 48억달러(6조7000억원)에 달하는 월풀의 인수 가능성에 대해 논의해 왔다”고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제안이 성사될지 확신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월풀 세탁기 (사진=AFP)


보쉬는 독일을 대표하는 종합 기술기업이다. 세계 최대의 자동차부품 사업으로 잘 알려져 있고, 전동공구와 생활가전 사업 역시 유명하다. 보쉬는 유럽 내 1위인 대형가전제품 사업부를 더 성장시키는 방안을 검토하는 상황에서 월풀을 유력 후보자로 보고 인수를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통해 삼성전자, LG전자, 중국 하이얼 등과 본격 경쟁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로이터는 “보쉬가 월풀을 인수하면 아시아 기업들과 시장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역량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월풀은 세계적인 백색가전업체다. 키친에이드, 글래디에이터, 젠에어, 월풀 등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미국 외에 유럽, 중동, 아프리카 등에서 폭넓은 가전 유통망과 높은 브랜드 인지도를 갖고 있다. 보쉬 입장에서는 가전 시장에서 낮은 인지도를 단박에 높이고 유통망을 빠르게 확보할 수 있는 계기로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슈테판 하루퉁 보쉬 회장이 최근 한 인터뷰에서 새로운 사업 진출을 시사하면서 대규모 인수합병(M&A)을 거론한 점 역시 월풀 인수 가능성을 높이는 대목이다.

특히 월풀 인수는 BSH 홈어플라이언스와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BSH 홈어플라이언스는 보쉬가 1967년 지멘스와 합작설립한 가전업체다. 2014년 보쉬가 지멘스 지분을 모두 인수했다.

주목할 점은 한국 업체들에 미칠 여파다. 일부에서는 두 회사간 인수가 현실화하면 가전시장 경쟁이 완화해 삼성전자(005930)LG전자(066570)에 긍정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이번 M&A 논의는 두 회사간 시너지를 떠나 글로벌 가전산업의 통합 논의가 시작됐다는 점에서 경쟁 완화의 시작점으로 인식될 전망”이라고 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랙라인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생활가전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21%의 매출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LG전자(19%), GE(18%), 월풀 (15%) 등이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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