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이 나라 법 모두 무너져…공수처 수사 불법·무효”(종합)

헌정 사상 첫 현직대통령 신분 체포
사전 녹화한 영상메시지로 입장 밝혀
“유혈사태 막기 위해 공수처 출석 결심”
“칠흑같이 어둡지만 미래는 희망적”
  • 등록 2025-01-15 오전 11:21:09

    수정 2025-01-15 오전 11:21:09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공수처 출석 관련 대국민 담화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헌정 사상 첫 현직 대통령 신분으로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은 15일 “이 나라에 법이 모두 무너졌다”고 심경을 밝혔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이날 오전 10시 33분 내란 수괴 등 혐의를 받는 윤 대통령을 체포했다. 앞서 12·3 비상계엄 사태가 발생한 지 43일 만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공수처에 출석하기 이전에 영상 메시지를 녹화해 대통령실 기자단 측에 공유했다. 해당 메시지는 공수처 수사의 불법과 무효를 지적하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윤 대통령은 ‘국민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메시지를 통해 “수사권이 없는 기관에 영장이 발부되고, 영장 심사권이 없는 법원이 체포영장과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하는 것을 봤다”며 “국민들을 기만하는 이런 불법이 자행되고 무효인 영장에 의해서 절차를 강압적으로 진행하는 것을 보고 정말 개탄스럽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는 내란죄를 수사를 맡은 공수처와 이에 앞서 체포영장을 발부한 서울서부지방법원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앞으로 체포 시점부터 48시간 조사를 받게된다. 공수처는 200쪽에 달하는 질문지를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이 묵비권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형사소송법상 체포영장을 집행하면 48시간 안에 구속영장을 청구하거나 석방해야 한다.

윤 대통령은 공수처 수사의 불법을 지적하면서도 무리한 충돌을 막기 위해 출석에 응하게됐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오늘 이들이 경호 보안구역을 소방장비를 동원해서 침입해 들어오는 것을 보고 불미스러운 유혈사태를 막기 위해서 일단 불법 수사이기는 하지만 공수처 출석에 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다만 “공수처의 수사를 인정하는 것은 아니”라며 “불미스러운 유혈사태를 막기 위한 마음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윤 대통령은 지지층 결집을 위한 목소리도 냈다. 윤 대통령은 “국민 여러분께서 그동안, 특히 우리 청년들이 자유민주주의의 소중함을 정말 재인식하게 되고 여기에 대한 열정을 보여주시는 것을 봤다”며 “저는 지금은 법이 무너지고 칠흑같이 어두운 시절이지만 이 나라의 미래는 희망적이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대통령실은 이날 오후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 주재로 긴급 수석회의를 열기로 했다. 정 실장은 이날 윤 대통령 체포 직후 기자단 공지를 통해 “대통령은 관저를 떠나기 전 마지막 말씀으로 ‘지금 이 순간 내게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들이 다치지 않는 것이다. 국민들과 함께 끝까지 싸우겠다’는 말씀을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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