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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범LG가(家) 3세인 구본호 씨가 동일철강의 지분(34.44%)을 인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가는 한 달 만에 10배 이상 급등했다. 구씨는 2000년대 중반 더존비즈온, 미디어솔루션, 동일철강, 엠피씨 등 손대는 기업마다 주가가 크게 상승해 ‘코스닥 미다스의 손’으로 통했다. 앞서 정보기술(IT)주 버블 끝물인 2000년 당시 기술주였던 핸디소프트(상장사 핸디소프트와는 다른 기업), 리타워텍, 신안화섬이 잇따라 주당 100만원을 돌파하며 황제주 반열에 올랐다.
코스닥 황제주가 오랜 공백기를 갖게 된 건 코스닥 시장의 근본적인 문제점으로 꼽히는 신뢰성 저하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일부 상장사의 배임·횡령, 인위적인 주가 부양 등 불공정 거래행위로 코스닥 시장 전반에 대한 불신이 생기고, 이로 인해 투자기반이 약화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동일철강은 황제주 중 유일하게 상장사로 남았지만, 과거 황제주 시절과 견주면 초라한 수준이다. 2007년 10월 23일을 끝으로 100만원대 아래로 떨어진 뒤 액면 분할 등을 거쳐 현재 2000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우량 기업들이 코스피 시장으로 옮겨가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도 황제주가 사라지게 된 배경이다. 외국인과 기관의 수급 증가로 주가 안정성을 키우고, 기업 이미지 제고로 이어질 수 있어 최근 우량 기업을 중심으로 코스닥 시장 이탈이 늘고 있는 추세다.
에코프로의 주가가 100만원대에 육박하며 덩치가 불어나자 액면분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액면분할은 주식의 액면가액을 일정한 비율로 나눠 주식 수를 늘리는 것을 의미한다. 액면분할 후 시가총액은 같지만 주식 수가 증가하면서 1주당 가격이 낮아져 거래 활성화에 도움을 준다.
김 교수는 “기업 입장에서는 더 많은 투자자들이 주식을 사게 되면 주가도 추가적으로 반등할 수 있어 액면분할에 대한 입장이 우호적일 수밖에 없다”며 “실적이 나쁘거나 단순 주가 띄우기 차원에서 액면분할에 나선 기업은 주가 부양 효과가 미미했지만, 에코프로의 경우 실적 가시성이 높은 데다가 전기차 시장 전망도 밝기 때문에 액면분할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