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1차 투표, 마크롱 참패…오는 7일 2차 투표 '주목'

르펜 이끄는 RN 33% 득표율로 1위
마크롱 범여권 앙상블 20%로 3위에 그쳐
프랑스 증시, 개장과 동시에 2.8%↑
극우 승리에도 시장은 '안도 랠리'…"극우 공포 선반영"
"르펜 저지 동맹 형성될 경우 유로화 약세도 진정될 듯"
  • 등록 2024-07-01 오후 4:51:29

    수정 2024-07-01 오후 7:04:49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극우세력의 부상을 저지하기 위해 조기에 치른 총선 1차 투표에서 극우정당 국민연합(RN)이 득표율 1위를 기록했다. 프랑스 의회 사상 처음으로 극우세력이 하원 1당에 오를 전망이다. 다만 투표 결과 극우정당 득표율이 예상보다 낮게 나오면서 유로화는 소폭 상승했다. 시장은 오는 7일 2차 투표에서 좌파 연합과 범여권이 극우세력의 집권을 저지할 수 있을지 주시하며 당분간 높은 변동성을 보일 전망이다.

30일(현지시간) 마린 르펜 극우 정당 국민연합(RN) 대표가 프랑스 북부 에냉보몽에서 1차 개표 결과 발표 후 연설하고 있다.(사진=로이터)
1일(현지시간) 프랑스 내무부는 전날 치러진 조기 총선 1차 투표에서 마린 르펜이 이끄는 RN이 33.1%의 득표율을 기록해 1위를 차지했다고 발표했다. 국민연합 단독으로는 29.2%를 득표했다. 2위는 좌파 정당 연합체 신민중전선(NFP)으로 27.9%, 마크롱 대통령이 이끄는 집권 여당 르네상스가 주도하는 연합세력 앙상블은 20%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1차 투표 참여율은 66.7%로 집계됐다. 지난 2022년 총선에서의 1차 투표율 47.5%를 훌쩍 뛰어넘은 수준이다. 1차 투표에서 당선을 확정 지은 후보들은 총 76명이라고 프랑스 일간 르몽드는 보도했다. 정당별로는 RN 39명, NFP 32명, 앙상블 2명 등이다.

총선 1차 투표에서 당선되려면 지역구 등록 유권자의 25% 이상, 당일 총투표자 과반의 지지를 얻어야 한다. 1차 투표에서 당선자가 나오지 않은 지역은 오는 7일 2차 결선 투표를 열어 승자를 가린다. 2차 투표에는 1차 투표에서 12.5% 이상의 표를 얻은 후보자나 상위 2명의 후보가 대결을 펼치게 된다.

프랑스 뉴스 전문 방송 베에프엠테베(BFMTV)는 하원 577석 중 RN이 255~295석, 신민중전선 120~140석, 앙상블은 90~125석을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사실상 RN을 이끄는 마린 르펜 의원은 출구조사 결과 발표 직후 기자회견을 열어 “유권자들이 마크롱 7년간의 경멸적이고 부패한 권력을 끝내려는 열망을 투표로 명확히 보여줬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국가가 필요로 하는 개혁을 주도하려면 절대 과반이 필요하다”며 2차 투표에서 RN에 지지해줄 것을 촉구했다.

반면 선거 참패로 수세에 몰린 마크롱 대통령은 성명에서 “높은 투표율은 이번 투표를 중시하는 정치적 상황을 증명한다”면서 “2차 투표에서 RN에 맞서 광범위하고 분명한 민주적·공화적 결집이 필요한 때가 왔다”고 지지층에 호소했다.

시장은 극우세력의 승리에도 ‘안도 랠리’가 펼쳐졌다. RN이 1차에 이어 2차 투표에서도 과반 의석을 확보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어서다.

이날 프랑스 증시에서 CAC40 주식 선물은 개장과 동시에 2.8% 상승했고, 유로화는 달러 대비 0.4% 오른 1.0757달러로, 지난달 20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채권 선물 역시 소폭 상승했고, 프랑스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2bp(1bp=0.01%p) 하락(국채 가격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에서는 RN이 집권할 경우 확장적 재정정책을 펼 가능성에 주목하면서, 이는 유로화를 위협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해왔다. 스테판 에콜로 TFS 파생상품의 주식 전략가는 “공포는 이미 시장에 반영돼 왔기 때문에 오늘 아침에는 실제로 하락할 이유가 없었다”며 “선거 후 프랑스에서 가장 두려운 것은 부채에 대한 스트레스가 폭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 관심은 2차 투표로 모아진다. 마크롱 대통령이 소속된 중도연합 등은 RN의 승리를 제지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데, 이러한 전략이 성공할 지도 관심사다. 2차 투표에서 중도연합이 예상보다 많은 표를 얻어야 유로화가 안도랠리를 이어갈 수 있단 전망도 나온다. 영국 투자은행 리버럼 캐피털의 전략, 회계 및 지속가능성 책임자인 요아킴 클레멘트는 “르펜의 극우 정당을 막기 위한 동맹이 형성되면서 유로화가 이번 주 내내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총선 최종 결과가 나올 때까지 시장은 높은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유럽중앙은행(ECB) 정책 입안자들이 낼 신호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ECB는 이날부터 오는 3일까지 포르투갈 신트라에서 ‘전환기의 통화 정책’을 주제로 콘퍼런스를 연다. 시장에서는 프랑스 조기 총선이 ECB의 금리정책에 영향을 줄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총선 결과에 따라 금융시장이 순식간에 패닉 상태로 빠질 수 있는 만큼 ECB가 개입할지도 관심사다. 크리스티안 린트너 독일 재무장관은 최근 “프랑스 총선 이후 금융시장이 혼란에 빠지더라도 방관자적 태도를 유지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프랑스의 재정 적자가 유럽연합이 규정한 한도치 3%를 초과해 ECB가 개입할 경우 경제적·헌법적 문제가 생긴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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