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한국군 통수권 혼란 상황 노렸나…트럼프 2기 '간보기' 가능성도

남측 탄핵 정국 및 트럼프 당선 이후 잠잠하던 북한
극초음속 고체연료 추정 중거리급 탄도미사일 발사
軍, 작년 말부터 준비 동향 파악…발사 전 감시·추적
한미외교장관, 북한 규탄…러 군사기술 이전 '우려'
  • 등록 2025-01-06 오후 4:20:20

    수정 2025-01-06 오후 6:49:29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북한이 6일 중거리급 탄도미사일(IRBM)을 발사했다. 지난해 11월 5일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발사 이후 두 달 만이다. 한국이 비상계엄 및 탄핵 정국으로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을 2주 앞둔 시점에서 도발을 감행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날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정오께 평양 일대에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이 미사일은 1100여㎞를 비행해 동해상에 탄착했다. 합참은 “한미 정보당국이 이번 북한의 미사일 발사 준비 동향을 사전에 포착해 감시해 왔다”면서 “발사 시 즉각 탐지해 추적했다”고 강조했다.

합참은 그간 북한의 예상되는 도발로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를 최우선 순위로 꼽았었다. 지난해 11월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는 지금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의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에는 “최근 고체추진 탄도미사일 동체 생산과 이동 징후 등을 고려 시 중거리 탄도미사일급 극초음속 미사일 등을 기습 발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 해 4월 2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새로 개발한 극초음속 활공비행 전투부를 장착한 새로운 중장거리 고체 탄도미사일 ‘화성포-16나’ 형의 시험발사를 현지 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북한은 2023년 말부터 고체연료화 미흡 등으로 전략성이 떨어졌던 중거리급 탄도미사일 고도화에 주력해 왔다. 중거리급은 평양에서 약 1400㎞ 떨어진 일본 오키나와 약 3500㎞ 떨어진 괌 등을 타격할 수 있는 무기체계다. 북한은 지난해 1월 14일과 4월 2일 각각 평양 일대에서 고체연료 엔진 적용 극초음속 중거리급 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했다. 북한의 이번 시험발사는 그간 발견된 문제점을 보완하고 성능을 개량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액체연료 탄도미사일은 발사 전에 연료 주입이 필요하지만, 고체연료 기반 탄도미사일은 기존의 액체 기반과는 다르게 연료를 충전한 상태로 오랜 기간 보관할 수 있고 연료 주입 시간도 상대적으로 적게 소요되기 때문에 은밀성이 장점이다.

특히 우리 군 통수권이 윤석열 대통령에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를 거쳐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옮겨가는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남측의 대응 태세를 확인하려 했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또 트럼프 대통령 취임을 2주 앞두고 진행됐다. 이에 따라 트럼프 2기의 ‘레드라인’을 시험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는 집권 1기 때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등 미 본토를 위협하는 수준이 아닌 도발에는 비교적 관대한 태도를 보였다.

아울러 이날 발사는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이 서울에서 한미 외교장관회담을 시작한 직후 이뤄졌다. 조 장관은 탄도미사일 발사를 규탄하면서 “빈틈없는 연합 방위태세와 확장억제 강화를 통해 북한의 어떠한 도발 가능성에 대해서도 철저히 대비하고 단호히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 역시 “북한의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에 대해 규탄하며 오늘 탄도미사일 발사도 마찬가지”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푸틴(러시아 대통령)은 수십 년간의 정책을 뒤집고 북한 핵을 용인할 가능성에 가까워졌다”며 “모스크바가 북한에 첨단 우주 및 위성 기술 공유 의도가 있다는 신뢰할 만한 정보가 있다”고 전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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