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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이사회(의장 강충구 고려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가 28일 오후 열린 이사회 직후 재계 순위 12위인 KT(030200)그룹을 이끌 차기 CEO에 대한 압축명단을 발표했다.
이사회는 외부에서 활동한 경제·경영, 리더십, 미래산업, 법률 등의 전문가로 구성된 인선자문단을 꾸려 18명의 공모자와 15명의 사내 후보자 등 33명을 심사해서 4명으로 추렸다.
인선자문단으로는 권오경(한양대 석좌교수, 전 한국공학한림원 회장), 김주현(김&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전 법무부 차관), 신성철(정부 과학기술협력대사, 전 KAIST 총장), 정동일(연세대 경영대학 교수), 정해방(전 기획예산처 차관)이 활동했다.
최근 유력 후보로 언급됐던 윤진식(77)전 산업자원부 장관, 김성태(68)·권은희(52)전 의원 등 정치인 출신을 모두 배제한 게 특징이다.
인선자문단은 심사 기준으로 급변하는 디지털전환 환경에서 미래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기술(Technology) 리더십’과 실질적인 경영성과를 창출하고 디지털전환 시장을 리딩할 수 있는 ‘경영관리(Management) 리더십’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면접을 보게 될 후보는 ▲외부 공모에 응한 박윤영(60) 전 KT 사장(전 기업부문장)임헌문(62)전 KT사장(전 Mass총괄)▲현직 임원인 윤경림(59)KT 사장(그룹 트랜스포메이션 부문장), 신수정(57)KT 부사장(Enterprise부문장)이다.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는 이들을 대상으로 면접 심사를 진행한다. 3월 7일경 이사회가 최종 CEO 후보 1인을 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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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후반~60대 KT에서 큰 전문경영인들
박윤영 전 KT 사장은 1962년생, 서울대 토목공학석·박사 출신이다. 2019년 구현모 현 대표와 막판까지 CEO 자리를 겨뤘다. 구 대표가 기획통, 전략통이라면 박윤영 전 사장은 서비스·기술 분야 전문가로 통한다. 박 전 사장은 통화에서 “열심히 공개경쟁에 응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구현모 대표 취임 이후에도 1년 동안 기업부문 사장으로 활동하며 KT그룹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스마트팩토리나 자율주행차 등으로 나아가는 기반을 닦았다.
임헌문 전 KT 사장 역시 구 대표와 CEO 경쟁을 벌였다. 1960년 생으로 대전에서 태어났다. 대전고, 연세대 경영학과(80), 서울대 경영학 박사를 받았다. 임 전 사장은 통화에서 “직원들이 신나는 회사, 국민의 기대에 실망을 안겨드리지 않는 KT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의리를 중시해 따르는 임직원들이 많고, 무게감 있으며, 노조와의 관계도 원만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윤경림 KT 사장은 1963년생, 서울대 경영학과, KAIST 경영학 석사와 경제학 박사를 받았다. 구 대표가 2021년 그룹차원의 미래 성장기반 강화를 위해 영입했다. KT에서 미디어본부장, 미래융합사업추진실장, 글로벌사업부문장 등을 역임하다 현대자동차로 자리를 옮겨 부사장까지 지냈다. 이후 KT에서 국내외기업 투자와 인수합병(M&A)을 담당하고 있다. 윤 사장은 “단단히 각오하고 참여하려 한다. 당당하게 임하겠다”고 밝혔다.
KT이사회, 면접심사 기준도 발표
KT 이사회는 정관상 대표이사 자격요건과 주요 이해관계자로부터 수렴한 최적의 KT 대표이사상(像)에 대한 의견 등을 고려해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에서 활용할 면접 심사 기준을 다음과 같이 마련했다.
면접 심사 기준은 ▲DX 역량에 기반한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 마련 ▲변화와 혁신 추구 ▲기업가치 제고 ▲ESG 경영 강화 등이다.
강충구 KT 이사회 의장은 “공정성·투명성·객관성 강화를 위해 공개경쟁 방식으로 대표이사 선임프로세스를 재추진하겠다고 밝힌 이후 사내·외 후보자군 뿐만 아니라, 인선자문단 명단, 면접심사 대상자 등 각 단계별 진행상황을 투명하게 공개해왔다”며, “차주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에서 이해관계자 의견을 반영한 심사기준에 맞춰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면접 심사를 진행한 이후 이사회에서 최종 대표이사 후보 1인을 확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현모 KT 대표는 MWC23이 열린 스페인 현지에서 기자들을 만나 말을 아꼈다. 그는 압축 명단이 추려진 데 대한 소회를 묻는 질문에 “제가 관여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 된다. 3월7일 대표이사가 최종 확정될 때까지는 말씀드리는 게 적절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