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양곡관리법(양곡법)·농수산물 유통·가격 안정에 관한 법률(농안법) 개정안을 놓고 더불어민주당과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정면 충돌했다.
야당은 최근 쌀값 하락을 이유로 들며 정부가 대책 없이 양곡법 개정안에 거부권을 행사했다며 비판했다. 반면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막대한 혈세 등 부작용을 강조하면서 윤석열 정부의 농정 정책을 “10점 만점에 9점”이라고 반박했다.
|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업무 보고를 하기 위해 일어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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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는 9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양곡법·농안법 개정안 문제로 팽팽한 대치전선을 이어갔다. 특히 민주당은 21대 국회에서 추진했던 양곡법 및 농안법 개정안에 대해 송미령 장관이 ‘농망법’이라는 표현까지 쓰며 반대한 것을 날카롭게 비판했다. 이어 최근 쌀값이 정부가 지난해 약속했던 산지 쌀값 80kg 당 20만원보다 크게 하락했다면 정부의 정책실패를 꼬집었다. 윤준병 민주당 의원은 “쌀값 폭락을 정부 재량으로 두니 시장 실패를 부추기고, 농산물 가격 폭락을 일으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야당은 2021년 쌀값 폭락을 계기로 정부가 쌀값이 일정 가격 이하로 떨어지면 의무적으로 매입하도록 하는 양곡법 개정안을 추진했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을 행사하며 가로막혔다. 이에 일부 내용을 수정한 양곡법과 농안법을 재추진했지만, 부결된 바 있다.
송미령 장관은 민주당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송 장관은 “쌀값 하락은 구조적 공급과잉 때문이다. 여기에 의무매입까지 규정하면 초과공급이 더 일어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쌀값이 더 떨어지고 소요되는 재정도 많을 것이다. ‘농망법’이라는 표현은 그만큼 절실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정희용 국민의힘 의원도 “쌀 의무 매입에 재원이 더 들어가면 청년농, 고령농, 영세농 등 미래를 위한 투자를 하지 못하게 된다”며 “유럽의 우윳값 상한제, 미국의 옥수수값 최저보장제 등 다른 나라에서도 관련 대책이 성공한 사례도 없다”고 거들었다.
이날 회의에서는 한우값 하락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한우 도매가격은 코로나19 기간동안 사육규모가 크게 증가한 영향으로 올해 6월 기준 1년 전보다 9.5%나 하락했다. 반면 인건비·사룟값 등 생산비는 상승하면서 농가 적자규모는 커지고 있다. 이에 농가에서는 지난 3일 12년 만에 국회앞에 모여 집회를 열고, 오는 12월로 다가온 사료 안정자금 원금 상환 기간을 연장하고 분할 상환도 가능하도록 해달라고 하는 등 대책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송 장관은 “사료 구매자금 상환기관 연장은 관계부처와 협의 중”이라면서 “중장기 관측 및 수급조절 메뉴얼 정교화 등 수급안정체계를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송 장관은 ‘살인 진드기’로 알려진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과 관련해 “인수공통감염병으로 알고 있고 질병청과 농림축산검역본부, 대한수의사회 등과 감시체계는 지금 구축했다”며 “백신이나 치료제 개발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