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모든 전기차에 '배터리 정보 공개' 권고한다

국조실장 주재 관계부처 차관회의
배터리 정보 공개·스프링클러 점검
업계 일각 "더 종합적인 대책 필요"
  • 등록 2024-08-13 오후 6:50:45

    수정 2024-08-13 오후 7:02:22

[이데일리 박태진 이다원 기자] 정부가 국내에서 판매 중인 모든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 정보를 제조사가 자발적으로 공개하도록 권고하기로 했다. 이에 자동차업계는 그동안 공개하지 않았던 배터리 정보를 공개하고 나섰다. 전기차 판매 경쟁으로 불거진 경제성과 함께 앞으로는 안전성까지 염두에 두는 종합적인 조치가 정부와 업계 모두 필요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13일 대구 동구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 전기차 충전구역에 전기차 관리에 주의하라는 내용의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정부는 1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방기선 국무조정실장 주재로 관계부처 차관급 회의를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최근 확산하고 있는 전기차 안전성에 대한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이번 회의에서는 △전기차 배터리 및 충전시설의 안전성 강화 △화재 발생 시 신속한 대응 시스템 구축 △지하 주차시설에 대한 다양한 안전 강화방안 등을 논의했다. 정부는 우선 다음달 종합 대책 발표 전 전기차 소유주의 화재 불안 우려를 줄이고자 전기차 특별 무상점검을 실시하고, 그동안 공개하지 않은 국내 보급 전기차 탑재 배터리 정보까지 제조사들이 공개하도록 권고하기로 했다. 아울러 일정규모 이상 공동주택 지하주차장 스프링클러 등 소방시설 긴급점검을 추진한다.

업계는 정부 방침에 따라 배터리 정보 공개에 분주해졌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이날 화재가 발생한 EQE 차종을 포함한 전기차 8개 차종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했다. 본사 정책을 이유로 공개하지 않았다가 “소비자들의 요구”를 이유로 입장을 바꾼 것이다. BMW, 스텔란티스, 아우디, 폭스바겐 등의 움직임도 이와 비슷하다.

다만 산업계에서는 더 실효성 있는 대책에 대한 요구가 적지 않다. 업계 한 관계자는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넘어가면서 업체들은 (낮은 가격으로 팔고자) 안전성을 도외시한 측면이 있다”며 “이를 정부 차원에서 다뤄줘야 한다”고 했다. 추후 업계의 숙제로 남겨진 ‘안정성 강화’에 정부가 적극 도와야 한다는 것이다.

이항구 자동차융합기술원장은 “(전기차 안전에 대한) 정부의 정확한 방향 설정이 중요하다”며 “전기차 보급과 안전성을 동시에 잡을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배터리 정보 공개 외에 더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게 이 원장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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