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생명과 하나은행이 각 업권에서 생명보험금청구권 신탁 1호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생명에서는 미성년 자녀를 둔 50대 여성 CEO가 사망보험금 20억원을 신탁 재산으로 맡겼다. 자녀가 35세 되기 전까지는 보험금 이자만 지급하다가 35세, 40세에 되는 해에 보험금 50%씩 지급하도록 설계했다. 삼성생명은 “사망 보장이라는 보험 본업과 고객 맞춤형 보험금 지급설계라는 신탁업이 연계돼 ‘생명보험의 완성’이라는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고객의 다양한 상황에 대해 전문가 그룹과 함께 최적의 해결책을 제공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같은 날 흥국생명도 ‘내가족안심상속종신보험’을 출시하고 1호 계약을 체결했다. 기업 임원인 50대 남성은 사망보험금 5억원에 대해 자녀가 40세가 도래하기 전까지는 이자만 지급하다가 자녀가 40세, 45세가 되는 해 보험금의 50%씩 지급하도록 했다.
하나은행에서는 은행권 최초로 1호, 2호 신탁 계약을 체결했다. 하나은행에 따르면 1호 계약자인 50대 가장은 만약의 사고를 대비해 본인의 사망보험금이 미성년자인 자녀를 위해 쓰일 수 있도록 설계했다. 2호 계약자는 해외에 거주하고 있는 자녀가 국내 자산관리 등에 어려움이 있는 점을 고려해 계약자 본인의 사망보험금을 신탁회사인 은행을 통해 수령과 운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예를 들어 사망보험금을 미성년 자녀를 위해 매월 일정액의 교육비와 생활비로 분할 지급하거나 자녀가 대학에 입학할 때 목돈으로 받을 수 있도록 설계할 수 있다. 이는 보험금이 계획없이 사용되거나 잘못 관리되는 것을 막아주는 안전장치가 될 수 있다.
각 업권 1호 계약을 성사시킨 삼성생명, 하나은행은 전문성 기반 자산관리 솔루션을 특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삼성생명은 장기보험인 생명보험 특성상 회사의 안정성, 금융상품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 컨설팅 역량이 강점이다. 삼성생명은 상속·증여, 투자, 세무 등 금융전문가로 구성된 WM팀은 고객에게 전문적이고 종합적인 해결책을 제공한다.
하나은행은 유언대용신탁 분야에서 14년 동안 쌓아온 경험과 노하우를 보험금청구권 신탁에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보험금청구권 신탁은 금융 관리가 필요한 미성년자와 장애인 등 취약계층을 위해 안전하게 자산을 관리하고 법적 분쟁 예방과 효율적인 자산 분배 등 손님별 니즈를 반영한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한다”며 “사망보험금 지급 이후에도 다양한 상품을 신탁으로 운용해 수익자가 받게 될 자산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2010년 4월 금융권 최초 유언대용신탁인 ‘하나 리빙트러스트(Living Trust)’ 출시를 비롯해 치매안심신탁, 후견신탁 등을 활용한 자산관리 플랜을 제공하고 있다.
다른 보험사와 은행 또한 다양한 자산관리 사업과 연계할 수 있는 보험금청구권 신탁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 말 기준 22개 생명보험사 사망보험 담보 금액은 883조원으로 집계됐다. 생보사들은 보험업과 신탁업을 결합한 종합 자산관리 서비스, 은행권은 유언대용신탁을 통한 맞춤형 자산관리를 내세우면서 고객 공략에 나서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