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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반도체 업계와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원회 의장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산업부와 여주시 등 지방자치단체,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과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성공적 조성 및 상생협력’ 협약식을 열고 산단 조성과 지역과의 상생 협력을 골자로 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SK하이닉스로선 2019년부터 추진해온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위한 물꼬가 트인 셈이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경기 용인시 일대 약 415만제곱미터(㎡) 규모 부지에 조성될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생산 기지다. 이 곳에는 총 4개의 SK하이닉스 반도체 팹(FAB·공장)과 50여 곳의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기업이 들어설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약 120조원을 투입해 해당 부지에 투자하겠단 계획을 3년 전 내놨다. 착공을 위한 산단부지 조성, 전력 등 필수 인프라 설치를 위한 인허가 협의도 모두 마쳤다.
문제는 반도체 공장의 핵심 자원인 용수 공급 문제였다. SK하이닉스가 용인 클러스터 공장을 가동하기 위해서는 여주 남한강에서 하루 26만5000톤(t)의 용수를 대규모 용수관을 통해 끌어와야 한다. 하지만 여주시는 농업용수 부족과 인구 소멸을 이유로 관련 시설 구축 인허가를 내주지 않았다. 또 주민불편 해소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상생안이 필요하다며 정부와 SK하이닉스 등 관계기관의 협력을 촉구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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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예상보다 미뤄진 상황이지만 업계는 일단 단지 조성을 시작해 글로벌 반도체 생산 거점 확장에 나서야 한다고 보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산업계의 대규모 설비투자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에서 지지부진하던 논의가 해소된 만큼 하루 빨리 팹 확장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것이다.
준공 시점의 경우 오는 2027년 말께로 점쳐진다. 업계에서는 공사를 차질 없이 시작한다면 2027년 팹 준공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통한 지역·산업계와의 상생도 확대될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여주시 취약계층을 위한 사회공헌활동을 전개하고 반도체 인력을 양성하는 등 지역 지원 사업에 나서기로 했다. 또한 앞서 발표한 1조2200억원 규모의 ‘반도체 상생 클러스터’ 지원방안을 통해 협력업체 상생·반도체 생태계 강화에도 나선다.
정부 역시 여주시 개발을 위해 폐수 배출이 없는 공장의 신·증설 제한을 현 1000㎡ 이내에서 2000㎡ 이내로 완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팔당상수원 수질 보전을 목적으로 여주시 하수도 보급률도 확대한다. 산업부 관계자는 “여주시는 그 동안 인근 산단 용수시설 설치로 주민 불편을 감내했고 상수원 보호를 위한 각종 규제로 지역발전에도 제한이 많았다”며 “정부는 여주시와의 상생을 위해 수도권 공장 신·증설 규제 개선과 수질보전 사업 지원 등 가능 여부를 세밀히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