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YTN의 새 주인이 유진그룹으로 정해졌다. 유진그룹은 23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서울에서 진행된
YTN(040300) 입찰에서 3199억원을 써내 한전KDN과 한국마사회가 보유 중인 YTN 지분 30.95%를 확보했다. 앞으로 방송통신위원회의 심의와 반대입장을 나타낸 YTN 노동조합과의 갈등을 봉합해야 하는 과제가 남았다.
| (사진=이데일리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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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그룹은 이날 배포한 입장문을 통해 “공정을 추구하는 언론의 역할과 신속, 정확을 추구하는 방송의 특성을 잘 이해하고 있다며 “YTN 지분인수를 통해 방송·콘텐츠사업으로의 재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과거 케이블방송사업(SO)을 크게 성장시켰고 현재도 음악방송 등 프로그램 공급자(PP)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공공사업인 복권사업 민간수탁자 역할도 10여년간 수행한 경험이 있다”라고 인수 배경을 설명했다.
유진그룹은 지난 1997년 부천 지역 종합유선방송사 드림씨티방송에 출자했고 은평방송을 인수해 경기도 부천·김포 등의 지역에서 40만명의 사업자를 보유한 케이블TV 사업을 했다. 미디어 사업을 그룹의 주력 사업으로 육성할 계획도 있었지만 2006년 대우건설 인수를 위해 드림씨티방송 지분을 매각하면서 미완의 꿈으로 남겼다. 이번 YTN 인수 성공으로 다시금 방송 사업에 나서게 된 셈이다.
남은 과제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승인 심사 및 YTN 노조와의 갈등 봉합이 꼽힌다. 매각 측과 계약체결 이후 방통위 승인 심사까지 2~3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동관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YTN 최종 낙찰자로 선정된 유진그룹 지주사인
유진기업(023410)에 대해 최다액 출자자 변경승인 심사를 엄격하고 투명하게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진그룹은 “입찰을 통해 우선협상자로 선정됐지만 방통위 승인이 남아있는 만큼 잘 준비하도록 하겠다”라고 했다.
반발이 거센 YTN 노조와의 관계 개선도 남은 과제다. YTN 노조는 이날 성명을 통해 “혁신보다 자본의 힘으로 기업을 샀다 팔았다 하며 몸집을 키웠고 오너 일가의 제왕적 경영체제는 견고하고 3세 승계까지 진행되고 있다”라며 “유경선 회장의 언론관이 무엇인지도 의문이다. 미디어 분야에서 어떤 전략과 비전을 가졌는지도 전혀 알려진 바가 없다”고 비판했다.
유진그룹은 연매출 4조원대에 이르는 재계 78위(5월 공정거래위원회 발표 기준) 기업이다. 보유 계열사만도 52개에 달한다. 현재 3세 경영 승계 작업을 본격화해 유 회장의 장남인 유석훈 그룹경영혁신부문 사장은 올해 1월 승진해 경영 전면에 나섰다. 유 사장은 유진기업의 지분을 3.06%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