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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국세청이 이렇다 할 수입 없이 고가의 주택이나 예금을 보유한 미성년자에 대한 집중 세무조사에 나섰다. 조사 대상 중에는 상속·증여기록 없이 4억원 상당 아파트 2채를 보유한 만4세 유치원생도 있었다.
국세청은 주택보유·부동산임대업자, 고액예금 보유자 등 세금 탈루혐의가 있는 225명을 대상으로 전격 세무조사에 나섰다고 28일 밝혔다. 지난해 미성년자 증여 재산총액이 1조원을 넘는 등 미성년자 자산 증여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만큼 관련 탈세 여부를 면밀히 들여다보겠다는 것이다.
이번 조사 대상자 중에는 11억원에 아파트 2채를 산 만12세 초등학생도 있었다. 한 만18세 고등학생은 8억원 증여를 신고하기는 했으나 이보다 많은 12억원을 아파트 구입 등에 지출해 편법 증여 혐의를 받게 됐다.
주식을 이용해 미성년자에게 경영권을 편법 승계한 것으로 의심되는 16개 법인과 주주 73명(미성년자 34명 포함)에 대해서도 조사에 나섰다. 조사 대상 중에는 대기업도 일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기업 오너는 미성년 자녀에게 주식을 넘긴 뒤 회사 내부정보로 주식 가치를 끌어올리거나 상장하는 방법으로 증여세를 회피한 정황이 있었다. 조사 과정에서 법인 손익을 조작하거나 기업 자금이 유출된 정황이 나올 땐 통합 세무조사로 확대할 방침이다.
이동신 국세청 자산과세국장은 “앞으로도 미성년자 보유 자산을 상시 전수 분석하고 탈세 혐의가 발견되면 세무조사를 통해 엄정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인터넷 카페 회원에게 고액 강의료를 받고 수입 신고를 하지 않거나 부동산 거래 과정에서 분양권을 불법전매하거나 다운계약서를 작성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한 강사는 취득 자금이 불분명한 상태로 900억원에 달하는 아파트·오피스텔 400여채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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