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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바람이 물거품이 됐다. 롯데마트가 중국시장에서 철수한다.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 보복’ 탓에 중국 롯데마트 영업이 불능상태에 빠지면서, 골드만삭스를 매각주관사로 선정하고 중국 롯데마트의 매각 작업에 착수했다. 북한의 6차 핵실험 이후 사드 배치를 둘러싼 한·중 갈등이 격화하면서, 롯데 계열사의 ‘차이나 엑시트’가 도미노처럼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최근 중국 내 매장 처분을 위한 주관사로 골드만삭스를 선정해 본격적인 매각 작업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내 롯데마트의 매각 범위는 확정되지 않았다. 다만 가능한 전 매장을 매각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일부 중국 현지 유통업체가 롯데마트 측에 중국 사업에 대한 인수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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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롯데그룹은 일단 올해만 버텨보자는 입장이었다. 중국 시장의 미래 성장가능성을 포기할 수 없다는 판단이었다. 이에 지난달 31일 중국 롯데마트·백화점 법인을 소유한 홍콩 롯데쇼핑 홀딩스가 중국 금융기관에서 직접 차입해 3억 달러(약 340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지난 3월 긴급 수혈한 3600억원의 운영자금이 최근 모두 소진돼 추가 차입을 결정한 것이다.문제는 이 같은 ‘인공호흡’이 한·중 관계 악화로 무의미해졌다는 것이다. 연내 열릴 것으로 기대됐던 한·중정상회담은 북한의 6차 핵실험 이후 거론조차 어렵게 됐다.
이외 롯데홈쇼핑의 경우 중국 진출 지역 3곳 중 충칭의 운영권을 중국 사업자에 넘겨 롯데는 단순 지분투자자로 남았고 윈난과 산둥은 구조조정이 진행 중이다. 롯데면세점은 중국에 매장이 없고 사무소만 운영 중이어서 철수 가능성은 낮다. 롯데는 1994년 중국에 첫 진출한 이후 10조원 넘는 금액을 투자했다. 현재 22개 계열사가 진출해 120여개 사업장, 2만6000여명의 임직원을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