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위안화, 17년 만에 최저치 근접…미중 금리차에 무역갈등 우려

위안화, 전날 1년1개월 만에 최저치
이틀째 약세 이어져
미중 금리 격차 확대에 위안화 약세도 가팔라져
"내년 말 위안화 환율 7.51위안 갈 수도"
  • 등록 2024-12-04 오후 3:41:46

    수정 2024-12-04 오후 3:41:46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중국 인민은행의 환율 방어에도 위안화 가치가 17년 만에 최저치에 근접하고 있다. 중국 내 금리가 급격히 하락하면서 미국과 중국 간 금리 차가 다시 확대된 탓이다. 중국 당국은 현재 과도한 위안화 절하를 억제하고 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2기 행정부의 대중국 정책에 따라 일정 수준의 위안화 약세를 용인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중국 위안화 지폐(사진=AFP)
4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에 따르면 이날 상하이 외환시장에서 위안화 환율은 달러당 7.27~7.28위안에서 거래되고 있다. 위안화는 전날 한때 달러당 7.2996위안까지 하락해 2023년 11월3일 이후 약 1년 1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위안화 가치가 더 떨어져 7.35위안대를 위협받을 경우 2007년 12월 26일 이후 약 17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게 된다.

위안화 약세가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는 건 미중 금리가 빠르게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9월 말 1.6%까지 좁혀졌던 미중 격차는 다시 확대돼 이달 4일 2.2%대에 도달했다.

미국에서는 지난달 5일 대통령 선거 이후 트럼프 차기 행정부의 확장적 재정 정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트럼프 트레이드’가 확산되면서 미국의 금리 인상과 달러 절상의 모멘텀이 높아졌다.

중국 채권시장에서는 국채 매입이 탄력을 받고 있다. 영국 증권거래소(LSEG)에 따르면 10년 만기 국채금리(벤치마크 채권) 수익률은 지난 2일 거래에서 처음으로 심리적 지표인 2%를 밑돌았고, 4일에는 한때 사상 최저치인 1.972%를 기록했다.

중국 국회에 해당하는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가 지난달 8일 승인한 경기부양책은 지방정부 채권 발행을 늘리는 데 그쳤을 뿐, 주택시장 활성화 등 수요를 촉진하기 위한 조치는 포함하지 않았다. 이에 가계자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주택가격 하락은 소비 위축으로 이어져 물가가 오르기 힘든 ‘디스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 둔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앞서 CNBC는 JP모건, 골드만삭스 등 13개 투자은행과 경제 리서치 업체들의 전망치를 종합해 내년 말 역외 위안화 환율이 평균 7.51위안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요나스 골터만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이코노미스트는 “다른 조건들이 같다면 미국의 관세는 달러화 강세로 이어진다”며 “미국과 밀접한 무역 관계에 있는 국가들의 통화는 큰 폭의 조정을 겪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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