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부진에도 해외판매 호조…일등공신 현대차·기아
3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 5개사는 지난해 총 712만2346대를 판매해 전년 대비 2.6% 증가했다. 전체적으로 반도체 수급난으로 출고 적체 현상이 지속한 가운데 같은 기간 내수는 143만3605대로 10.8% 감소했다. 반면 해외판매는 568만8741대로 6.6% 증가하며 대조된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지속된 반도체 수급 위기에도 실적을 끌어올릴 수 있었던 것은 해외판매 덕분이었다. 일등공신은 현대차와 기아다. 현대차는 지난해 316만4143대로 전년 대비 7.0% 증가했다. 기아 역시 224만2040대로 9.1% 성장했다. 현대차는 투싼을 비롯해 제네시스 GV80이 미국과 유럽 등 시장에서 호평을 받으며 판매량을 끌어올린 것으로 추측된다. 기아는 북미 전략차종 텔루라이드의 인기가 여전한 가운데 쏘렌토와 셀토스 등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중심으로 좋은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반면 한국지엠과 쌍용차는 반도체 수급난에 따른 공급 차질에 발목이 잡혔다. 한국지엠은 23만7044대로 35.7% 감소했고 쌍용차는 8만4496대로 21.3% 줄었다. 한국지엠은 내수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수출에서도 힘을 쓰지 못한 영향이 컸다. 한국지엠의 수출은 18만2752대로 36.0% 감소했다. 본사 제너럴모터스(GM) 차원의 생산량 감축 정책으로 주요 수출 모델이 생산되는 부평공장 가동률이 50%로 유지되면서 생산 자체가 줄어든 것이다. 쌍용차는 수출은 2만8133대로 44.1%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내수가 5만6363대에 그치며 35.9% 감소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특히 반도체 수급난과 함께 회사의 기업회생 절차에 따른 부품 수급난도 겹치며 생산을 제때 하지 못했다.
현대차그룹 올해 747만대 판매 목표…“車반도체 공급 숨통”
올해는 지난해 업계를 괴롭혔던 반도체 수급난이 어느 정도 해소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실제 현대차와 기아는 올해 판매목표로 747만대를 제시했다. 이는 지난해 목표(708만2000대)에 비해 5.5% 늘어난 수준이다. 구체적으로 현대차는 432만3000대, 기아는 315만대를 팔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차의 이 같은 전망은 올해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점진적으로 반도체 수급난 해소로 안정화될 것이란 판단이 원인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지난해와 달리 반도체 수급 문제가 심각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올해에는 현대차와 기아뿐만 아니라 다른 완성차 업체에서도 친환경차를 내놓는다고 한 만큼 전체적인 판매량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완성차 5개사는 지난해 12월 총 57만8241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 대비 12.3% 감소했다. 내수 12만9392대와 해외판매 44만8849대로 각각 2.8%, 14.7% 감소한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