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종=이데일리 김형욱 조진영 기자] 청와대가 9일 ‘문재인 정부 2기 경제팀’의 면면을 공개했다. 문재인정부의 핵심 경제정책인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 정책을 온건하게 계승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새 경제팀의 ‘원톱’이 된 신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로 내정된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은 공직 생활 대부분은 경제기획원·재정경제원·예산청·기획예산처·기재부 등 경제부처에서 지낸 예산·재정분야 전문가다.
홍남기 후보자는 정부 정책의 양대 축인 혁신성장과도 간접적으로 인연이 있다.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6년 미래창조과학부 제1차관을 지내며 창조경제 업무를 맡았었다. 연구개발, 과학기술전략, 미래인재 정책 업무를 무리 없이 소화했다는 평가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홍 후보라면 김동연 부총리의 기조에 따라 산업경쟁력 강화와 규제개혁 등에 중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홍 후보자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혁신성장 관련 질문에 “김동연 부총리가 토대를 잘 만들었다”며 “단기적으로 성과가 없었다는 지적이 있었던 만큼 성과를 내도록 하는 건 2기 경제팀인 내 책임”이라며 현 정책의 계승을 시사했다. 소득주도성장에 대해서도 “둘은 택일 문제가 아니다”라며 “속도가 빨라 나타난 부작용에 대해 검토 보완할 것”이라며 계승 발전할 뜻을 내비쳤다.
|
경제팀과 청와대와의 관계도 한층 부드러워질 것이란 평가가 많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번 인사에 대해 “좀 더 조화롭게 일관된 방향으로 정책을 펴겠다는 정부의 의지로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청와대도 경제팀 1기의 ‘투톱’ 김동연 부총리와 장하성 실장 사이에 계속 갈등설이 나왔던 걸 의식하듯 두 명의 역할을 분명히 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홍 후보자가 야전사령탑으로 경제를 총괄하고 김 실장은 포용국가의 큰 그림을 그려나갈 것”이라며 사실상 ‘원톱’ 체제로의 변화를 시사했다.
좀처럼 경기가 살아나지 않는 현 상황에서 경제팀 변화의 신호가 부족한 것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경제팀 1기는 좋은 의도의 정책을 펼쳤으나 시장 움직임과의 괴리로 어려움에 직면했다”며 “현 상황에서 중요한 건 정책의 궤도수정인데 이번 인사로 보면 수정 방향이 많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도 “소득주도성장은 분배정책인데 성장정책으로 포장돼 다른 성장론이 밀렸다”며 “경제팀의 변화가 시장에 의미를 주려면 정책에도 변화를 줘야 하는데 사람만 바뀌는 느낌”이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