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정남 김응열 공지유 기자] SK하이닉스가 업계 일각에서 나오는 ‘반도체 겨울론’에도 올해 3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인공지능(AI) 투자와 관련한 최태원 SK 회장의 뚝심 있는 투자가 빛을 본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차 역시 고부가 제품으로 불황을 뚫으며 호실적을 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17조5731억원, 영업이익 7조30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24일 공시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대를 경신했다.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가 평균 전망치) 6조7644억원을 훌쩍 넘어선 ‘역대급’ 실적이다. 반도체 겨울론, AI 거품론 등을 무색하게 만든 수준이다.
| (그래픽=김정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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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의 효자 종목은 단연 고대역폭메모리(HBM)다. 수익성이 높은 고부가 HBM 시장을 장악하면서 AI 훈풍에 따른 결실을 사실상 독차지한 것이다. 미국 엔비디아, 대만 TSMC 등이 잇따라 최대 실적을 내는 것과 비슷하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내년 고객사 물량·가격 협의를 이미 완료했다”며 “내년 HBM 수요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이는 최태원 회장이 시장의 엇갈리는 전망에도 AI 투자를 뚝심있게 밀어붙인 게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 회장은 2012년 당시 적자에 허덕이던 하이닉스반도체(현 SK하이닉스)를 인수하는 결단을 내린 이후 HBM을 포함해 주요 분야에 대한 공격 투자에 나섰다. 최 회장은 특히 근래 들어 그룹 차원에서 AI 리더십의 중요성을 연일 설파해 재계의 주목 받았다. 김용석 가천대 반도체교육원장은 “SK가 AI 시대를 잘 준비한 덕에 좋은 실적을 낸 것”이라고 했다.
현대차도 하이브리드차(HEV), 제네시스 등 고부가 제품을 중심으로 불황을 뚫으며 호실적을 거뒀다. 현대차는 올해 3분기 매출 42조9283억원으로 최대 실적을 냈다. 다만 북미 지역 충당금 반영 등으로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5% 감소한 3조5809억원을 기록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선제적인 보증 연장 조치에 따른 충당금이 반영돼 영업이익은 소폭 줄었으나 이를 제외하면 시장 예상에 부합하는 수준”이라고 했다.